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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석무 Dec 14. 2021

메타버스골프와 현실 골프의 미래에 대한 단상


지난 주 나는,

스크린골프가 Ai와 VR 기술 발전으로 가상현실의 메타버스 네트워크 게임이 되어갈 것이며,

머지않아 현실골프보다 스크린 골프를 더 진짜로 여기고 좋아하는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 예측하고,

그때가 오면 현실의 골프장은 진정한 본질 가치를 가진 것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썼다.


그 글을 보고 메타버스 스크린골프 시대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시는 댓글과 (황송한)안부 전화들까지 받았다.

너무 비싸진 골프요금에 대한 분노 때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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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울한 소식부터 전하면,

그런 메타버스 골프 게임 시대가 오면, 오히려 골프의 종말이 시작될 것이다.


골프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플레이어 스스로가 심판인 스포츠인 까닭은, 자연과 상대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상대인 자연과 싸우며 인간 스스로를 고양하는데 골프의 본질이 있다. 강한 상대와 맞서기에 동반 플레이어를 배려해야 하는, 정의로운 게임이기도 하다.


스크린골프게임은 골프의 일부분인 (플레이어끼리의) 게임 경쟁의 재미를 극대화한 상품이다. 지금은 현실 골프의 부분적 대체재 단계이지만, 그것을 발전시킨 메타버스 골프는 스포츠의 가장 숭고한 가치를 인간과 자연에서 빼앗아 Ai에 종속시키게 될 수 있다.


그 뒤에,

메타버스가 현실골프보다 더 유혹적으로 발전하고, 그것을 현실골프보다 재미있어하는 세대가 더 많아지는 특이점을 지나게 되면,

어느 순간 온라인 게임처럼 아바타와 아이템을 사용하는 재미 요소들이 도입되거나, 더 나아가 골프 게임보다 더 자극적이고 손쉬운 재미를 갖춘 Ai 게임들이 그 네트워크를 타고 들어와 ‘골프 자체’를 몰락시킬 수도 있다.


메타버스 골프 세계가 현실 골프의 거울처럼 양립하는 세계로 존재하는 게 지속 가능할지는 모른다(기대할 수만은 없다.) 스크린골프 게임방 비즈니스는 이미 생태계를 갖추어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 그 욕망이 메타버스 골프 시대에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지나친 상상일지 아닐지는 머지않은 미래에 판명되어가겠다.)        


현실 골프장들은 점점 더, 스스로의 본질적 존재 가치를 강화하고 증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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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기계 문명의 발달 속에서 인간을 지키는 대안으로 스포츠의 가치를 숭상해왔다.

Ai 문명이 점점 다가와 인간의 영역이 좁아지거나 변화하는 시대에, 스포츠는 인류 구원의 가장 중요한(어쩌면 유일한) 통로일 것이 자명하다. 자연과 싸우고 교감하는 골프는 그중 주요한 비상구일 것이라 생각한다.


스크린골프의 기술은 서구에서 개발되었지만 스크린골프 게임방 생태계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로컬)장르다. 이것이 세계 골프의 혁명적 장르로 발전되어 갈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이미 형성된 생태계는 생물이라서 인간의 선한 의지와 관계없이 발전해 나갈 수도 있다.

문화의 추종자 역할만 해온 우리나라가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선도자가 되어 가치 있는 미래를 열 수 있을지 갈림길에 있다...... (지금이라도 학계와 업계 등에서 여러 담론과 연구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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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넘은 얘기 하나 더 하자면,


요즘,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실기, 학업 병행의 방법 대하여 논란이 있는데...... 변화의 본질에 대한 통찰 뒤에야 근본 대안이 나올 것이다.

학교 등교 교육은 (아이들이 몸으로 어울리고 자라는) 스포츠 중심으로 바꿔가야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국영수 등의 공부는 온라인 AI 선생에 주로 맡겨서 단계별 성취 평가를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도 된다(그렇게 된다.)

다가올 시대는, 통찰력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고, 기능적인 일은 Ai 기술 기반의 기계가 맡는 문명이 될(되어야 할) 것이다. 심신이 건강한 아이들이 인류의 구원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도 그런 바탕 위에서 재정립 되어야 한다. (인류를 구원할) 스포츠 교육은 성취보다는 행위 단계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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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써 올린 ①번 단상의 뒷부분으로 적었다. 이야기가 헛되고 복잡해졌다.

지난 번 적었듯이 다음의 이야기도 언젠가 적어보려 한다,

  

② 패션으로 찾아온 골프 - 감각의 소비 vs. 문화의 창조

③ 프로골프, 게임, 스포츠 - 변방과 중앙, 본질과 현상의 선후·상호 관계


[한국의골프장이야기]를 써나가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적어둔다.

황당한 생각을 꽤 하는 편이라서...... 만화 같은 이야기로 보는 분도 있겠다.

내가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으로 흘려들으시길 부탁드린다.


( Ai는 Adobe Illustrator가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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