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피쉬』 그리고 『소공녀』
치열한 무한 경쟁의 사회 속에서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들을 되돌아볼 여유를 망각한 지 오래다. 우리 마음 한편에 있는 ’낭만‘이라는 존재를 잃어버린 것만 같달까.
그리하여 이번 ‘영화, 보고서’에서는 변치 않을 낭만을 이야기하는 주인공들의 시선을 따라, 포근하고 따스한 분위기를 담아낸 영화 두 편에 주목해 보았다.
우리 인생을 채워가는 여러 요소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인 ‘나’라는 것을. 낭만을 잃지 않을 용기를 북돋아주는 작품들에 관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한다.
『빅 피쉬(Big Fish)』, 2003
동화 같은 이야기, 동화 같은 사람들.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 것만 같은 한 남성의 휘황찬란한 인생담. 팀 버튼스러운 판타지적 허용을 통해 ‘인생’을 마주하는 태도를 제법 사랑스럽게 담아냈다.
가장이자 아버지인 ‘에드워드 블룸’은 자신의 삶에 환상과 꿈을 더했다.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인생이라는 길목에 아름다운 상상을 덧붙임으로써 한평생 희망을 노래해 온 것이다. 어쩌면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수용할 수 있는, 이해와 사랑의 힘을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동화 속에서 옳고 그름은 중요치 않다. 환상과 상상으로 이야기는 더욱 풍요로워질 뿐이다. ‘인생은 가장 아름다운 동화와도 같다‘는 유명 작가의 말처럼, 환상적인 요소를 무심히 지나치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아름답기에. 잠시 묻어두었던 ‘빅 피쉬’를 수면 위로 꺼내어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소공녀(Microhabitat)』, 2017
담배와 위스키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미소’. 생활고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그녀의 모습이 제법 인상적이다.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삶을 사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안정된 삶 또는 성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자의 인생에서 ‘행복’이라고 정의되는 순간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때가 찾아오곤 한다. 내면의 감정보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인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인 행복마저 놓아준다면 아마 우리 인생은 적적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것을 좇지 않고,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들을 뚝심 있게 고집하는 ’미소‘의 용기가 찬란하고 아름답다. 그녀의 삶을 응원하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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