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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 Mar 25. 2022

컴백 브런치

‘1일 1글 프로젝트’ 다시 시작.

  안녕하세요. 작심삼일 해버린 달팽이입니다. ‘1일 1글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시작하고, 정 쓸 글이 없으면 점이라도 찍어서 매일 올리겠다고 약속드렸었는데 십리도 못 가 발병이 났습니다. 자괴감이 들지만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공지까지 올린 마당에 이렇게 끝내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제 완벽주의 성향과 귀차니즘의 콜라보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앞으로는 대충 쓴 글을 잘 견디고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기장처럼 사용해보려고요.

 저는 브런치에서 사라진 며칠 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쌌습니다. 무너진 마음을 다시 재정비하기 위해 애썼고요. 사실 잘 자진 못했어요. 이상하게 잘 자다가 새벽에 깨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굉장히 애매한 시간에요. 마음이 불안해서 그런 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삼시세끼 잘 챙겨 먹은 날도 있었고요. 무려 아침 산책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한테는 쉬운 일,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어려운 일이요.

증거물로 사진 첨부합니다.

 전 기본이 안 되는 사람이거든요. 나름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몸이 모래주머니를 단 것처럼 무거운데 움직이려고 노력했어요.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같은 일을 수행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당연한 일상을 누리려면 슈퍼맨이 되어야 해요.

 그거 아세요? 우울과 무기력이 오랫동안 지배한 몸은 다른 사람의 몸과 좀 달라요. (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테지만) 저 같은 경우는 축 늘어져서 걷는 습관이 있어요. 등은 굽어 있고 발을 저도 모르게 질질 끌면서 걷지요. 예전에는 제가 자세가 안 좋고 걷는 게 이상한 게 그냥 단순히 습관이 잘못 들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심리적인 게 알게 모르게 몸에도 영향을 미친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해요. 쉽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좀 산으로 간 거 같긴 한데요. 저는 또 오늘 하루를 잘 견디고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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