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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 Apr 16. 2022

집 구하기 (당분간) 끝!

하얗게 불태웠다.

  드디어 집을 구했다. 누가 채갈까 봐 계약금도 걸어놓은 상태다. 열심히 발품 판 끝에 좋은 집을 만나서 정말 기쁘다. 예산에도 딱 맞고 리모델링도 싹 되어있다. 정말 이 가격에 이런 집 구하기 힘든데 잘 됐다. 뿌듯함에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종일 콧노래도 흥얼거렸다. 게다가 전 세입자 분이 가구며, 생활용품이며 다 두고 가신다고 하셔서 몸만 들어가면 된다. 덕분에 이사비용도 절감됐다. 만약에 가구들을 다 가져가신다고 하면, 지금 집에 있는 가구를 이삿짐센터를 불러서 다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이삿짐센터 한 번 부르면 돈백 깨지는 건 우습다는 거 다들 아시리라 생각한다.) 나도 다음 세입자에게 양도하려 한다. 3년밖에 안 썼고 내 손때가 묻은 것들이라 조금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하고 떠나야지. 뭔가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이곳은 내 첫 자취집이었고, 가구도 직접 고른 것들이다. 이제 한 두 달 뒷면 이것들과 안녕이라고 생각하니 묘하다. 다음 세입자는 내가 살던 이 공간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게 될까. 그리고 나는 새로운 공간에 어떻게 적응해나갈까. 일단 부디 좋은 이웃들을 만나길 바란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긴 하지만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진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아랫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이 있어 많이 난감했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데도 시끄럽다고 천장을 쾅쾅 쳐대는 통에 층간소음에 둔한 나도 예민해질 뻔했었다. 이번에 가는 집에서는 부디 그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아마 전 세입자 분이 잘 돼서 나가시는 거 같은데, 그 좋은 기운을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집 구하는 일상은 당분간 안녕이다. 지긋지긋하게 봤던 각종 부동산 어플(다방,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KB부동산, 한방)도 삭제하려고 한다. 아마 1년 뒤쯤 다시 깔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디에 취업하느냐에 따라 새로 집을 구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서울로 취업하길 희망한다.) 어쨌든 나는 1년 동안 새로운 집과 잘 지내보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집이 잠만 자고 나가는 공간일 수 있지만, 집순이인 나에게는 집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지금까지 열심히 집을 구해보았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도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는 행운이 따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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