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막내가 쓰는 글
나한테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들이 있다.
큰언니는 띠동갑, 작은언니는 10살 차이.
어릴 때는 당시에 학생이었던 언니들이 나를 거의 키우다시피 했고,
내가 성인이 된 대학생 때까지도 언니들 지원을 많이 받았다.
돌이켜보면 너무 마음 아프게도 언니들은 사춘기를 겪을 새도 없이 늘 나를 돌봐줬다.
내가 막 대학을 갔을 당시 당시 32살이었던 큰 언니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은데,
그 당시 아주 어리석었던 나는 32살 30살의 언니들을 보며
모든 걸 다 이루고 아쉬울 것 없는 어른이라고 생각했고,
고마운 마음이 늘 함께였다지만 어쩌면 언니들의 배려와 사랑을 당연시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내가 25살 되던 해에 집안 사정과 여러 오해들로 언니들과 7년간 연락을 못 하게 되었고,
최근에 연락이 닿았다.
언니들이 늘 아가라고 부르던 나는 어느새 서른둘이 되어 듬직한 남편과 함께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남편과 뱃속의 아기와 함께 만나러 간 언니들의 얼굴은 여전했다.
동생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한 얼굴.
아끼는 막내 처제를 바라보는 형부의 얼굴도 너무나 한결같이 여전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
내가 다 큰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언니들의 나이가 되어보니
서른둘이라는 나이는 결코 다 큰 어른이 아니었고,
과연 나라면 스무 살의 철없는 동생에게 그렇게나 큰 사랑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수 있었을까 싶다.
언니들이 결혼하고 조카들 낳아 키울 때, 조금 더 언니들을 챙기는 동생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내가 지금부터라도 언니들만큼 잘 보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호르몬의 영향인 건지..
가족이란 뭘까, 사랑이란 뭘까,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멈추질 않아 주절주절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