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어느 방향에 있어도 아름답다
출근길,
버스를 타고 가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정면으로 쏟아지는 아침 해에
눈이 부셨다.
빛이 너무 강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게 됐다.
눈에 남은 잔상을
몇 번 깜빡이며 앉아 있다가,
어제 휴대폰 앨범에서 보았던
사진이 떠올랐다.
여행 중에 찍어둔 저녁노을이었다.
붉은빛이 지평선 아래로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그때는
해가 지는 방향을 향해 서서
한참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의 해는 눈부셔
시선을 피하게 되는데,
저녁의 노을은
괜히 더 오래 보게 된다.
가만히 보니
나이를 먹는 일도
조금은 닮아 있었다.
돌아보면 젊은 날의 시간은
참 밝았다.
빛이 강해서
주변을 살피지 못했던 순간도 있었고,
누군가는 눈을 돌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강한 빛은
어두운 길을 비춰주었고,
그 빛을 따라
곁으로 다가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강한 빛도
시간 앞에서는
조금씩 달라졌다.
시간이 지나면
빛은 자연스럽게 누그러든다.
그 사이
나를 가리는 것들도 생긴다.
지나간 구름일 수도,
지나갈 구름일 수도,
머무는 구름일 수도.
눈부셨던 아침 해는
편안한 저녁노을로 남는다.
문득 예전에 TV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해는 어느 방향에 있어도 아름답잖아요"
아침 해와
저녁노을은
모습이 다를 뿐,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어느 방향에서 빛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