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조카가
직접 만든 책을 내밀었다.
자기가 찍은 사진에
짧은 글을 붙인 소박한 책이었다.
가벼운 일상을 담았는데,
읽는 내내 웃음이 났다.
잘 보이려는 욕심 없이
오로지 자신을 표현한 글.
그 투명한 문장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항상 남을 의식했고
실패를 두려워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은
늘 시작을 늦췄고,
그 머뭇거림 속에서
정작 내 마음은 길을 잃곤 했다.
하지만 조카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냥 시작하는 용기, 그걸로 충분했다.
어쩌면 완벽하고자 했던 나는
시작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먼저 찾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조카의 책을 보며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