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광장에서는
매일 레이저쇼가 열린다고 했다.
‘매일’이라는 말을 믿고,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비워 두었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바닷바람이 천천히 불었다.
레이저는 보이지 않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있으니까.
둘째 날은 조금 일찍 찾아갔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부터
벤치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었다.
오늘은 하겠지.
그러나
레이저는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몰랐다.
그냥 없었다.
두 번 모두, 그렇게 됐다.
연태로 넘어오면서 생각했다.
연태는 특정한 날에만 한다고 들었는데,
거기서도 못 보면 어쩌나 싶었다.
식사를 마치고
빈하이 광장을 지나갔다.
고층 빌딩 외벽과
공원 나무들이
이미 다른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시간을 맞춘 것도 아니었다.
한참을 서서 봤다.
허무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게 챙겼던
칭다오에서는 두 번 다 놓쳤고,
아무 준비 없이 걷던
연태에서는 그냥 보였으니까.
기다리면 보이지 않았고,
지나가니 보였다.
계획표에 적어 둔 시간은 비어 있었고,
아무 표시도 하지 않았던 밤은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