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달비와 로렌조 오도네의 이야기
의학적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와 상업적 잠재력은 신약 개발의 첫걸음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입니다. 제약 회사들은 보통 더 많은 환자 집단과 상업적으로 유망한 질환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약 7,000개의 희귀질환 중 FDA 승인 치료제를 보유한 질환은 약 5%에 불과합니다. 만약 사랑하는 가족이 희귀질환으로 진단받는다면, 그 여정은 고립감과 절망감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희귀질환 중에서도 더욱 드문 초희귀질환을 앓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상업적 논리를 넘어선 혁신과 연민의 신약 개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희망을 선사한 따뜻한 과학의 성과를 보여줍니다.
코너 달비는 음악과 해변을 사랑하는 15세 소년입니다. 그러나 그의 삶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코너는 SCN2A 유전자의 희귀 돌연변이로 인해 생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수면장애와 소화기 문제로 고생했고, 8개월부터는 하루 최대 100번의 발작을 겪었습니다.
코너의 가족은 오랜 시간 동안 병명을 알지 못했으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원인이 SCN2A 유전자의 돌연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 중 1명 이하의 빈도로 발생해, 대부분의 제약 회사가 상업적 이유로 외면하는 초희귀질환에 속했습니다.
코너는 14살이 되도록 걷지 못했고, 발작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을 영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켈리 달비는 포기하지 않고 치료법을 찾아다닌 끝에 n-Lorem 재단과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코너는 n-Lorem이 개발한 ASO 기술 기반 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조기 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발작 빈도도 줄어드는 놀라운 개선을 보였습니다. 비로소 코너와 그 가족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n-Lorem 재단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기술을 활용해 초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 재단은 아이오니스(Ionis Pharmaceuticals)의 전 CEO인 스탠리 크룩(Stanley Crooke) 박사가 2020년에 설립했습니다. 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30명 미만의 환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초희귀질환을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이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크룩 박사는 SCN2A 돌연변이를 겪는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받은 간절한 요청에 의해 영감을 받아, 아이오니스 CEO에서 물러나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도덕적 질문에 직면하며, 상업적 수익성을 넘어서 초희귀질환 환자도 치료받을 자격이 있음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코너의 이야기는 1980년대에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ALD)을 앓던 로렌조 오도네와 그의 부모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우구스토 (Augusto)와 미카엘라 오도네(Michaela Odone)는 아들 로렌조에게 내려진 암울한 진단명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로렌조가 희귀하고 치명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인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을 앓고 있다고 진단받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ALD는 X염색체 상의 ABCD1이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져 있으나, 1980년대에는 유전병이라는 것 이외의 어떤 정보도 없었습니다.
로렌조의 부모는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생화학을 독학하며 과학자들과 협력한 끝에 천연 오일로부터 치료 물질을 개발했고, 이를 "로렌조의 오일"이라 명명했습니다. 비록 완치는 아니었지만, 이는 ALD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발견이었는지 아십니까?
현재 ALD 환자는 2022년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인 Bluebird Bio가 승인받은 Skysona로 치료받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 즉 40여 년간 조혈모세포 이식 이외에 ALD 환자들에 대한 유일한 처방이 바로 로렌조의 오일이었습니다. 로렌조 부모의 노력과 헌신은 ALD를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젠조의 이야기는 1992년 조지 밀러 감독에 의해 '로렌조의 오닐(Lorenzo's Oil)'이란 영화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지극한 모성애를 보인 어머니 역할을 한 수잔 서랜든의 연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아직 이 영화를 못 봤네요).
코너와 로렌조의 이야기는 과학이 상업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CRISPR 및 ASO와 같은 유전자 기술의 발전은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어줍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과학적 혁신이 사회적 책임과 결합할 때 의료의 사각지대에도 빛을 비출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약 산업은 수익 동기와 도덕적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n-Lorem의 자선 모델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FDA와 같은 규제 기관의 유연성 증대는 긍정적인 변화를 암시합니다.
코너와 로렌조의 이야기는 희귀질환 환자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존재임을 일깨웁니다. 이들은 꿈과 가족, 그리고 싸울 가치가 있는 삶을 가진 소중한 개인들입니다. 의료 기술의 발전이 가장 소외된 곳에도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우리는 협력과 연민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