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어떤 한 면 밖에는
그 언젠가 저녁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안방에서 어머니가
히든싱어를 보고계셨다.
가요무대만 즐겨보실줄 알았는데
히든싱어를 보시며
1번이 진짜려나
하는 모습을 보니
참 낯설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어머니를
참 모른다.
내 뒷바라지 해주는
사람인 줄만 알았지.
부인으로서의 어머니,
친구로서의 어머니,
딸로서의 어머니는 잘 모른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동료로서의 당신만 알고,
친구로서의 당신만 알고,
아는 사람으로서의 당신만 안다.
이게,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이유다.
내가 알 수없는 부분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나올 수 있으니
나와의 관계 속에서
사람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그래서
참 조심스럽다.
사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