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nim Dec 04. 2022

시민참여와 거버넌스

오늘날 행정시스템의 시대정신


 우리 사회의 여러 주체가 정책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다. 현대사회는 다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그 속에서 공공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생겨나고 있다. 예전처럼 하향식 의사결정을 통해 관료집단이 정책 과정을 주도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특히 시민사회에서 공공서비스를 소비할 때 평가 요소가 더 이상 하나의 가치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물론 효과성이나 능률성만을 따졌을 때 가장 합리적인 정책 과정은 관료집단이 독점적 행위자일 때 비롯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관료집단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책과 그로부터 비롯된 공공서비스는 정책형성 단계까지만 높은 효과성과 능률성을 보일 수 있다. 다양한 사회 주체가 참여를 배제당하고 이로 인해 시민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정책은 정책집행 단계 이후부터 정책대상자의 저항을 받을 우려가 상당히 크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효과성과 능률성마저 해친다.

공공정책 수립과정 도식


 일례로, 2020년 8월 발발한 의사파업 사건은 관료집단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 및 집행이 갖는 부작용을 잘 보여준다. 당시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행정부에서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보건정책을 추진했다. 해당 정책안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행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등 다른 정책 행위자와 의사소통을 긴밀히 진행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 이미 지속적으로 해당 정책안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개진해왔지만, 이러한 주장을 배제하고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려 한 행정부의 태도는 의사파업을 촉발했다.


 해당 정책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었는지 여부를 떠나 그 과정에서 시민참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한 달여의 의사파업으로 인해 행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상처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해야 할 시민들이 손해를 보는 등 사회적 손실은 막심했다. 결국, 해당 정책안은 원점 재검토되는 한편 논의를 위한 의정협의체가 그제야 구성되었다.

정책사례 쟁점 및 행위자 분석


 이처럼 시민참여를 통한 거버넌스는 현대 행정의 핵심적 요소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행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도록 이끌고, 그 사이에서 중재하는 게 지난한 과정이긴 하다. 그러나 그러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정부이고, 그 과정이 행정이자 정치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시민참여가 행정의 새로운 화두로 확실히 자리매김해 민관협치의 다양한 거버넌스 사례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