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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im Jan 09. 2023

백범일지 다시읽기2

김구 저, 도진순 해, 《백범일지》, 돌베개(2018)


1. 독립운동가로서 백범

2. 민족주의 정치가로서 백범

3. 자유ㆍ자주ㆍ평화의 가치


민족주의 정치가로서 백범


 민족주의 계열 정치가로서 백범이 보인 모습은 다소 평가가 갈린다. 특히 백범이 선두에 서서 지휘한 반탁-통일운동은 좌우 양 진영으로부터 각각 비판받고는 한다.


 먼저 반탁운동에 있어서는 그의 행동이 좌파 사회주의 진영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지켜낸 결단인지 아니면 좌우연합을 통한 정부수립의 민족적 염원을 무산시킨 실기인지 평가가 갈린다. 다음으로 이어진 통일운동에 대해서는 좌우연합을 바탕으로 통일정부수립을 꾀한 행동인지 아니면 북한의 사회주의 정권을 인정하고 좌익세력의 적화시도를 허용한 실책인지 또다시 평가가 나뉜다.


 백범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백범일지」 등을 검토하며 내릴 수 있는 분명한 평가는 백범의 정치적 행동을 반탁운동과 통일운동으로 나눠 평가하거나 당대 시기만을 놓고 분석하는  협소한 시각이라는 점이다. 백범은 평생토록 자주ㆍ평화사상을 굳건히 지켜온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이제 막 광복한 조국을 다른 국가가 분할통치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었다. 더불어 좌익과 우익으로 나뉜 채 한반도가 38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분단되는 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백범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이념적 노선에 따르기보다 자신이 평소 고수해온 민족주의적 원리, 원칙을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다.


 오히려 백범에 대한 좌우익 진영의 비판은 양극단의 정치가 불러온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신탁통치 여부가 해방정국의 쟁점으로 부상했을 때 일부 좌익세력은 찬탁을 주장함으로써 반민족적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일부 우익세력 내 일제에 부역한 기회주의자들은 좌익세력의 이탈로 인해 생긴 정치적 진공 영역을 파고듦으로써 애국자로 둔갑하였다. 이들의 행위는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들에 비춰봤을 때, 백범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따졌다면 반탁운동에 이어 통일운동을 전개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김구 저. 도진순 해. 『백범일지』. 돌베개(2018).
이정희. 『한국 현대정치사의 쟁점: 자랑스러운 발자취, 부끄러운 흔적』. 인간사랑(2018). 17-144쪽.
정경환. "해방직후 백범김구의 반탁운동에 관한 연구". 국민윤리연구 60호(2005). 399-423쪽.
이강수. "친일파청산·반민특위와 백범". 한국사학보 18호(2004). 177-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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