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지 않는 개 - 오에 겐자부로,『세븐틴』
열일곱은 마땅히 가족 모두의 이해와 사랑 속에서 성장하며 변화해 가야 하는 시기였으나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 나는 이제 더 이상 타인들의 현실 세계에서 선의를 찾아내기 위해 매달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이 현실 세계에 대하여, 타인들에 대하여 적의와 증오를 새롭게 다졌다. / 자신을 견고한 갑옷으로 감싸 타인의 시선을 영구히 차단해 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우익’이라는 갑옷이다!
슬픔과 피로에 젖은 학생들이 비를 쫄딱 맞으며 눈물을 흘리면서 묵도하는 동안 나는 강간자의 오르가슴을 느끼며 황금의 환영에게 전원 학살을 맹세하는 너무나 행복한 유일한 세븐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