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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고 May 01. 2016

종말론, 03

소고단편선

[2편]에서 이어짐.

[첫화] 보기.




"오빠는 내가 뭐 때문에 화난지 몰라?"


아……. 젠장. 이거다. 인터넷 유머사이트와 TV에서 간간히 들어만 왔었던 그것. 이 것이 타인의 관점에 있었을 때는 '저런 소리. 한 번 들어보기나 했으면 좋겠다'했었는데, 막상 듣게 되니 돌아버릴 것 같다. 해답을 찾아 이리저리 짱구를 굴려 봐도 '먼저 헤어지자고 선수 치세요!'하던 인터넷 베플들 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치사한 놈들. 난제는 천재들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문제를 만들어 놓으려면 최소한 객관식으로 하던가, 솔루션을 풀어주던가 할 것이지. 자기들이 당해봤다고 문제만 올려놓고 낄낄거리는 꼴이라니. 나도 그때 같이 낄낄댄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뭐 알았겠나,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지. 무튼 한 번 비벼보자. 우리 사이 좋았잖아?


"미안해 아지야, 내가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그녀가 바로 맞받아쳤다.


"아니, 뭐 그냥… 다……."


"다 뭐? “

그녀는 모호한 나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야, 이…"라는 말이 목구멍을 간질이고 있었다.

아니면 "내 실수는 너랑 만난 거였던 것 같아. 미안."이라고 해야 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답 없는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그녀는 눈부시게 귀엽다. 그래. 적어도 시도는 해보고 헤어져야겠다. 그런데 내 모든 걸 걸고, 나는 군대에서도 이렇진 않았다. 후임이 실수를 해서 죄송하다고 하면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고, 그래도 화가 안 풀리면 맛갈나게 욕 한 번 하고 맛있는 거 사주러 데려갔었는데. 아지는 오늘 이렇게 달래고 또 내가 지갑을 열어야 할 판이다. 스타벅스는 연인들이 싸울 장소까지 계산해서 상가를 정하나. 나는 그녀에게 잠깐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했다. 그녀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듯, 초록 세이렌의 도시로 성큼 들어갔다. 나는 지갑을 밀어서 강제해제.


자, 시간과 정신의 방으로 들어왔으니 이제 플로우 차트와 알고리즘을 만들어 그녀의 화를 풀어줄 차례다.


"아까 그 타로 때문이야?"

아지의 얼굴이 씰룩거린다. 대충 맞혔다! 한 번에 맞추다니. 생각보다 순조롭다.


"정말 미안해. 타로 집에서는……."

나는 말끝을 흐렸다. 사실 타로 집에서 정확히 무얼 잘못했는지 감은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 이렇게 방향만 잘 잡으면 교수님들도 대충 부분점수를 준다. 그녀도 조금이나마 점수를 줄 것이다. 자, 아지 양. 10점 만점에 몇 점을 허락해 주실 건가요?


"그래, 그럼 도대체 왜 그랬던 건데?"

야, 이… ㅆ……. 이건 순 악질 교수다. 그녀에게 부분점수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힌트도 없다. 키워드 없으면 0점 처리한다는 교수도 진짜 빵점은 안주던데, 얘는 내 답안지를 북북 찢더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 '한 번 더 도전하세요'라는 듯.

새삼스레 우리 아빠가 엄말 어떻게 만났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샘솟는 존경에 온몸이 저릿하다. 아빠, 그대는 엄마를 만날 때 분명 신이셨겠군요.


"말해봐, 그때 왜 그랬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무슨 얘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사뭇 진지하게 아지의 손을 잡고, 지그시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한 시간 삼십 분 전, 타로카페 안.


타로카페는 처음이다. 원래는 아지가 사주카페를 가고 싶다 말했었지만, 나란 멍청이는 타론지 사준지 미처 구분하지도 못하고 아지랑 만나는 그 순간 강아지처럼 발발거리다 점을 보는 카페로 직행했다. 대충 애인이랑 '점'보는 곳이라는 데는 다름이 없으니, 언변으로 대충 넘어가면 되겠지 싶었다.

아지는 내가 타로카페를 가자고 했을 때, "오빠, 웬 타로카페? 우리 사이좋잖아-앙 굳이 뭘 확인해."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내빼는 기색 하나 없이 먼저 계단을 오른다. 아마 아지도 궁금했었나 보다.


남자든 여자든 서로 알 수 없는 것은 있게 마련이고, 그건 60년 된 부부도 마찬가지라고 할머니가 그랬었다. 나는 이런 궁금증을 제삼자에게 한 번쯤 확인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게다가 여기는 내가 '손님'인 장소, 이 사람들이 나와 그녀를 갈라놓기 위해 악담을 퍼부을 이유가 없다.

점괘가 아무리 안 좋은 들 "커플들에게 항상 밝은 햇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가올 먹구름을 대비하세요." 따위의 두루뭉술한 말로 언질을 줄 테지. 사주나 타로카페는 서로의 친구를 만나긴 뭣하고, 둘이 만나는 것이 슬슬 지루해지려는 연인들에게 최상의 코스인 것 같다. 시작이 좋다.


우리는 대충 음료를 시키고, 카드를 쥔 채 테이블 사이를 건너 다니는 점쟁이를 불러 세웠다. 카페 내 한 가지 규칙이 있다면, 그들을 '술사님'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술사님들이 기분이 나빠 저주를 할 수도 있단다. 웃기는 소리. 만약 저 남자 술사에게 여대생 무리가 테이블에 앉아 "오빵 점 좀 봐줘요. 까르르"한다면 저 ‘오빠 술사’는 죽을힘을 다해 저주를 퍼부을까, 축복을 내릴까? 약 팔고 앉았다. 그래도 오늘은 규칙에 따라야지. 특별한 분과 함께 왔으니.

그런데 이 술사님이란 사람, 눈빛이 이상하다. 초점이 살짝 풀려 마치 우리와 그 사이에 있는 허공에 초점이 맞아 있었다. 일반적인 동태눈과는 다르다. 뭔가 깊은 것이, 팁으로 만원 더 달라고 하면 줘야 할 것 같은 어두운 눈빛이다. 요즘엔 점집도 영업직이라 얼굴 보고 뽑는 것일까?


술사는 간단한 소개를 하고, 우리들 건너편에 앉았다. 집에 인터넷 '기사님'을 불러도 음료수 한 잔을 내오라고 교육받은 나인데, 여기 앉은 술사님껜 음료수를 대접하지 않으니 기사, 술사 차별인가? 어쭙잖은 드립이 떠올랐다. 농담 한 번 해볼까 하다가 그랬다간 아지에게 이별드립을 1+1로 증정받을 것 같아 얼른 관뒀다.


술사는 자리를 고쳐 앉았다. 그는 카드를 바닥에 도열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타로는 3개월 내지 1년까지 효험이 있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 이상에 대한 질문은 대답하지 못해요. '토라'에 적혀있는 일종의 규칙입니다."

단호한 목소리로 카드와 함께 낮게 깔리는 그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에는 토라를 지은 '그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대충 보고 일어나야지 생각했던 게 사뭇 진지 해지는 순간이다.


"그래요, 묻고 싶은 것이 뭔가요?" 술사는 카드를 섞는 자신의 손에 고개를 고정시킨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카페가 조금 소란스러운데 비해 그의 목소리는 많이 작았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음역을 가진 그의 소리는 굵직했고, 분명하게 고막을 때렸다.


"아지야, 묻고 싶은 거 있어?" 내가 물었다.


"음……. 제가 이 오빠랑 사귄지 100일짼데요, 앞으로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그녀는 당당하게 말했다.


보통 여자 같으면 "오빠가 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의중을 물었던 것도 그런 보통의 여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지는 직설적이었다.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술사는 아지가 말을 마치자마자 섞고 있었던 카드를 멈추고, 그것들을 한 줄로 쭉 늘어놓기 시작했다.


"흠……. 그렇군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여성분이 생각하시는 오빠를 생각하면서 카드를 한 장 골라주세요."

아지는 손을 카드 위에서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다가 소심하게 한 장 골랐다. 아직 뒤집지 말란다.


이어서 술사가 말했다. "이번에는 남자친구 분께서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카드를 한 장 골라주세요."


나는 아지와 정면으로 마주해 있는 카드 한 장을 골랐다. 그의 규칙에 따르면, 아지를 생각하면서 카드를 골라야 하겠지만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아지는 그냥 좋아하는 아이이고, 내가 아지와 어떻게 될지는 우리의 성격과 삼라만상에 의해 결정되는 일 아니겠는가. 아직 우리 사이엔 운명론도, 무신론도 끼어들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여유가 있었다. 오늘 나는 술사의 적당한 미사여구 섞인 확증이 필요할 뿐이다. 나는 토라의 대리인 앞에서 이단스러운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술사는 이런 나의 태도를 미처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보통 심리나 미신에 대한 만화를 보면 설득하려는 대상에게 온 신경을 집중해서 힌트를 얻곤 하는데, 이 술사는 우리를 설득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애초에 없는 것 같았다. 그는 계속해서 카드를 쳐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두 분이 서로를 생각하면서 한 장만 더 고르세요."라고 말했다.


"뭐로 고를까?" 내가 말했다.


"오빠, 저쪽에 있는 모퉁이 빛바랜 카드 어때?" 그녀가 말했다.


"좋아, 이거요." 나는 카드를 집어 다른 카드보다 살짝 앞에 끌어놓았다.


"알겠습니다. 이제 다른 카드를 치우고, 결과를 말씀드리죠." 술사가 말했다. 


그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우리가 고른 카드 외의 것들을 긁어모으면서 주문 비슷하게 중얼거렸다. 무슨 주문인진 몰라도 분명한 건 연인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술사는 바닥에 놓인 세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뒤집었다.


운명의 수레바퀴


"첫 번째 카드는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군요." 술사가 말했다.


카드 위에 바퀴 같은 원이 하나 그려진 카드였다. 저기 쓰인 문자가 뭔지 물어보고 싶다. 술사는 이런 의미를 다 알고 하는 건가? 하는 와중에 그는 두 번째 카드를 뒤집었다.


타워


"두 번째 카드는 타워(The tower)입니다. 타워라……."


두 번째 카드는 척 봐도 느낌이 좋지 않았다. 타워에 번개라니. 피뢰침을 좋지 못한 것을 썼는지 두 사람이 낙하하고 있었다. 조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술사는 쉴 틈 없이 마지막 카드를 뒤집었다.


심판


"이제 마지막 카드입니다. 오, 마지막 카드는 심판(Judgement)이네요."

카드의 점괘가 호전되었다는 듯, 술사의 목소리가 조금 상기됐다. 하지만 표정은 변함없이 무뚝뚝하다. 이젠 술사의 친구들이 걱정스럽다. 이런 술사 아저씨를 친구로 두는 사람들은 과연 제정신일까?


"무슨 뜻이에요? 무슨 뜻이에요?" 아지가 물었다. 아지는 술사가 뭐하는 사람인지, 어떤 인상을 주는 사람인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그녀는 오히려 아까부터 그가 풍기는 모호한 아우라를 신뢰하고 있었다. 그의 흐릿한 눈빛이, 분위기가 오히려 그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의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


"네, 이제 '그분'께서 주신 카드의 의미를 빌어 두 분의 사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술사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계속되는 술사의 진지함 때문인지, 나 또한 그를 닮아 차분해지고 있었다. 술사가 입을 열었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옵니다. 이러한 환경은 여자친구 분께서 만들게 될 거고요, 이 선택의 기로에서 남자친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이 행복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이 경우엔 어느 쪽이 내게 덜 마이너스인가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두 분께서는 선택 이후에 두 분의 행보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이 카드들 모두가 그런 상황이 올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불행이 올 거예요. 두 분께서는, 특히 남성분께서는 평소 가짐을 잘 하시고 닥쳐올 불행에 대비하세요."

술사가 말했다.


"재수없는 소리……." 나는 눌러 담았던 감정이 솟아올라 나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

'시련이 있어요. 하지만 두 분께서는 아마도 잘 해쳐나가실 거예요.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헤헤.' 같이 예쁜 말을 기대한 내가 잘못인 건가? 나 역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나 이 순간, 나보다 더 당황한 것은 아지인 것 같았다.


"오, 오빠……."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조심스레 내 팔을 감쌌다.

그러나 당황한 나나 아지와는 달리, 술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시선을 카드에 고정한 채 묵묵히 말을 이었다


"기분 나쁘게 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이며, 제가 고른 카드가 아니라 남자친구분과 옆에 계신 여자친구분이 직접 고르신 운명입니다. 부디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술사는 공손히, 하지만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밝혔다.


술사는 마치 사실만 가지고 미래에 있을 이야기를 정확히 보도했다는 듯, 그리고 이런 일을 이미 많이 겪어보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목소리 톤 하나 바뀌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이 '타워'(tower)라는 카드가 그런 의미입니다. 간단한 선택지부터, 자신의 운명을 뒤흔들 선택까지, 함께 나온 카드에 따라 사건의 경중이 결정되죠. 분명한 건, '운명'이 걸려있는 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계속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아지는 행여나 무슨 일이 벌어지진 않을까 술사와 나를 번갈아 쳐다봤고, 나는 그의 당당함이 너무나 당황스러워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미래의 이야기를 마치 진리인양 말하고 있었다. 뻔뻔함 그리고 인간임을 의심하게까지 하는 혼탁한 그의 눈을 바라보면서, 나는 막연한 공포감과 공격성이 내 안에서 함께 달아오름을 느꼈다.


"복채는 오천 원입니다. 아가씨."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리고 돈을 받아야 할 때가 됐다는 듯이 말했다.


술사는 '그분'의 말씀을 사실대로 전한 수수료로 일금 오천 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긴 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는데 퐁퐁 솟아오르는 불쾌한 감정은 분명 이것이 ‘아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잠깐만, 네가 왜 내. 내가 줄게." 나는 아지가 감고 있던 팔을 풀어 지갑에서 만 원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의 카드 위에 보란 듯이 올려놓았다.


잠시 이어지는 침묵.


"거슬러드리죠." 술사는 내가 올려놓은 만원을 집어 들며 카운터 쪽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니요." 내가 말했다. “점 하나 더 봐주시죠.”


아직도 내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돈 만원을 내고 이 자식한테 오천 원을 거슬러 받는다는 소심한 오기 때문인 걸까. 흥분한 걸까. 나는 아무 말이나 뱉어버렸다. 나는 이제 그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술사는 미간에 미세한 떨림도 없다. 그는 타로와 관련된 순간만큼은 정말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음……. 알겠습니다. 무엇이 궁금하세요?"

술사는 마치 새 손님을 맞는 양 일으키던 몸을 굽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주춤거리다가 이내 당당하게 물었다.


"2012년에 종말이 온다는데, 그것에 대해 당신의 '그분'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술사님께선 따로 들은 말씀 없으세요?" 술사의 눈빛이 촛불처럼 흔들렸다.


나는 그의 눈빛이 가늘게 떨리는 찰나의 순간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우쭐함 느꼈다. 술사는 그런 나의 모습을 의식했다. 그러나 술사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는 표정을 감춘 채 카드를 돌렸다.


“다시 세 장 고르시면 됩니다. 대답은 그분께서 해 주실 거예요.”

그는 카드를 다시 한 번 늘어놓고 있었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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