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심

by 허이든

돌아보니 나는

심이 부러진 연필이었다


부러짐은 연필의 숙명인데

익숙해지기는 멀었나 보다

마침내 마주한 연필깎이 앞

밭은 몸서리가 쳐진다


어째서 나에게는

뾰족해질 기쁨보다

깎여나갈 고통이 더 선명한가


오늘도

구멍 난 필통 속

눅눅한 어둠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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