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이조(移調)

by 허이든

그대는

단조로 쓰인 악보를

장조로 연주하는 새벽이다

그대의 눈웃음에 비친

조옮김의 설렘 너머에는

여명의 어스름이 반짝인다

해는 어김없이

제 길 따라 올라가고

우리 사이 무겁게 놓인 그림자는

그 빛 앞에 더욱 깊어진다

높아진 검은 벽 앞에

고개 숙인 나는

오늘도

그대 한 조각 담아보려

연필만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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