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_ week 45

Good bye, autumn!!

by Snoopyholic

가을과 이별하는 한 주였다.

완벽에 가까운 가을 날씨였던 월요일, 읽을 책과 마실 차와 다구를 챙겨 가을 소풍을 갔더랬다.

너무나 행복했고 가을을 즐기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다 해소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날씨는 추워지기 시작했고 나는 환절기 감기에 걸렸다.

모든 것에 애가 닳고 초조했는데 막상 아프기 시작하니까 딱히 어떤 것도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사실 타이밍도 좋았다. 마침내 모든 한 주의 바쁜 스케줄이 끝난 목요일 밤, 그때부터 아프기 시작했으니까. 주말에는 꼼짝마라 모드로 집에 틀어박혔다. 하루는 많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나머지 날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실컷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그리하여, 이번주에는 무려 11개나 그렸다는!


#225 Hello stranger

"여어, 빨강, 잘 지내?"

"날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초록!"

중국어 마치고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신호등 속의 빨강 초록 사람들을 보며 저런 대화를 상상했다. 이틀 동안 생각만 하다가 직접 그려봤다.

막상 그리니까 정말 더 웃겨서 혼자 키득거렸다는!


#226 ORANGE

물붓의 물조절 등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쉽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물붓처럼 편한 것이 없다.

뭐든 비율 맞추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콤파스 같은 것 없이 완전한 원을 그리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고. 이런 것이야말로 맹연습을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는 경지겠지?

탱글탱글한 오렌지의 결까지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기를 희망해본다.


#227 Jack Kerouac

<길 위에서>를 마침내 읽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 폴폴 풍겨져 퍼지는 자유의 냄새라니.......!!!!

20대에 이 책을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왜냐고? 그랬다면 따라해보겠다고 완전 설쳤을 것이고 만약 정말 그리 했다면 내 인생이 그 뒤로 어떻게 됐을지는 오직 신만이 아실 일이다.

어차피 나에게는 나만의 '길 위에서'가 몇 편이나 있지 않던가.

그것으로 족하다.


#228 NORI III

세 번째 조카 그림.

하품하는 모습이 왤케 귀엽던지!!!

거의 매일 사진 업뎃을 받고 있는데 가장 귀여웠던 순간을 골라봤다.

너무 조카로 폭주하면 싫어할 테니(내가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자식이나 조카 사진 폭주하면 바로 언팔하거나 친구 끊곤 했다) 일주일에 한 점으로 만족하기로.

그나저나 이번주에 감기 걸려서 얼굴 못 본 건 넘나 슬픈 일. ㅠ_ㅠ


#229 Good Doctor

한국 드라마는 보지도 않았는데 미드로 방영하는 건 열심히 챙겨 보고 있다.

프레디 하이모어는 어쩌면 그런 맑은 눈으로 연기를 그렇게 잘 하는 것인지!!!!

하여튼 연기자들은 대단하다는 생각.


#230 MERONG

판다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지는 꽤 됐는데 막상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다가 용기를 냈다.

그간 망설였던 건 만약 못 그리면 넘 슬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어서 실험해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판다 같기는 해서 다음에 더 잘 그리자는 결의를 다짐.

메롱이 살렸다.

ㅋㅋㅋ 귀여운 메롱 판다.


#231 iVamos!

오래도록 고민해왔던 것 중에 하나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인강 찾아 챙겨 보는 것도 아닌 게으름뱅이인지라.....이런저런 고심 끝에 멋대로 시도해봤는데 역시 딱히 그럴싸하지 않았다.

게다가 구도도 엉망..........ㅠㅠ 망했다고만 생각하다가 어딘가 몰려가는 구름 친구들로 표현해보자 생각하며 표정을 넣어줬더니 그나마 조금 나아짐.

나도 구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고 싶구나.....


#232 먹고싶어

갑자기 인스타그램에 대봉이 마구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들 익는 대로 잡아먹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그걸 보며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ㅎㅎㅎ

그림으로라도 그려놓으면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익은 대봉 한개, 앞으로 익을 대봉 한 개 그려봤다.


#233 APPLE

232번 그리고 나니 갑자기 갖고 싶은 것도 그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렸다.

맥북에어.

맥북프로는 뭔가 정이 안 가고 맥북에어를 쓰고 싶은 요즘이다.

나의 노트북이 6년 정도 되면서 버벅거리는 것도 있고 휴대성과 기동성을 지닌 노트북이자 뽀대도 나는 노트북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모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욕망의 그림 그리기라며 혼자서 깔깔거렸던 밤.


#234 WHAT?

당나귀가 출연하는 그림에 대한 글을 쓰다가......으음 한번 그려볼까 싶어서.......원래는 코가 클로즈업되어 과장된 나귀 얼굴을 그리려고 했는데.......그게............생각보다 쉽지 않더이다.

그래서 그리고 보니 저런 녀석이 탄생함.

흐흐, 다음에는 조금 더 제대로 된 당나귀를 그려봐야겠다.


#235 Mark Harmon

미드 NCIS를 좋아한다. 해군이든 뭐든 딱히 중요하지 않고 그 팀의 리더인 미중년 깁스 요원 때문에 좋아하는 거다. 한때 몇몇 사람들로부터 내가 거기 나오는 애비 같다는 이야기도 듣고 살았지. ㅋㅋㅋ

벌써 15시즌을 하니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거라고 생각한다(모든 요원이 바뀌었지만 깁스와 애비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음). 집에서 종일 원고랑 씨름하다가 저녁 먹고 잠깐 퍼져서 리모콘을 틀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자니 시즌3이 재방송 중!! 와...................................

다들 완전 어려.............................하긴, 2005년이었으니까......난 그때 뭐하고 살았지? 호주 워홀 하고 돌아와 한국에서 첫 책 내겠다며 헤매고 있을 때였구만. ㅎㅎㅎ 지난 세월을 아련히 생각하며 마크 하몬 아저씨를 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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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드디어....해봤네, 10장 넘게 그리기.

뭔가 되게 뿌듯한 기분이다. 이 기세를 다음주까지?!

사실 지금 쓰는 스케치북을 빨리 다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일어난 것도 있다.

이번 스케치북을 다 쓰면 쓰던 스케치북은, 적어도 현재까지 내가 발굴해낸 한도 내에서는, 다 쓰게 되는 셈이다.

이 스케치북을 다 쓴다고 갑자기 내 그림 실력이 향상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새로운 기분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는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껏 해왔던 것에서 1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새로운 아이디어로 전혀 다르게 출발할 수도 있는 것.

그래서 설레는 것.

다음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