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추억하게 만드는 달콤한 것들
일본에는 너무나도 많은 지역 명물들이 있다.
독특하고 맛있는 것이 많지만....
여기 내가 좋아하는 내멋대로 베스트를 소개하려 한다.
1. 나가사키의 카스테라
유럽의 거리 풍경을 재현한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가 완공되고 얼마 안 되어(1992년 문을 열었다)에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 나는 몇 가지 또렷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평화공원에서 열린 전쟁 관련 행사에서 내가 한국인 위령비에 헌화하는 모습이 NHK뉴스에 나온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그게 내 첫 번째 공중파 방송 출연이라 주장하지만, 나도 안다 그건 그저 출현이었다는 걸.
그때 처음 먹어보고 반했던 게 나가사키 카스테라였다.
유난히 노란색을 띠며 바닥에는 특유의 설탕 층이 있어 일반 카스테라보다 훨씬 달지만 확연히 다른 맛이 있다.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불호'지만 단 것이 '호'인 나로서는 그 독특한 식감과 맛을 좋아한다.
게다가 이따금씩 기회가 되어 먹을 때면 TV 화면에서 내 모습을 보며 짜릿했던 순간이 떠오르는 건 덤!
2. 하카타의 도리몬
후쿠오카는 우리나라에서 꽤 가까운 곳임에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곳이다. JR을 타고 가다가 잠시 시간이 생겨 하카타 역에 내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것을 손에 들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궁금해서 잽싸게 사서 기차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가방에 넣은 것도 잊은 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가방을 정리하면서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먹어봤더니 세상에!
밤인지 고구마인지 대체 무엇인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달달하면서도 부드럽고 버터의 풍미가 확 느껴지는 그 맛은 매혹적인 새로운 맛이었다.
얼마나 세심하게 갈았는지 입자가 고와서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다.
조사해본 결과 흰 팥을 원료로 한다고.
더 많이 들어간 상자를 사오지 못했음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후 주변에 누구 후쿠오카 간다는 사람 없나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게 됐다는 전설.
3. 히로시마의 모미지 만주
모미지 만주는 단풍잎(모미지) 모양을 모티브로 만든 히로시마를 대표하는 만주다.
포슬포슬한 빵 속에 팥 앙금이 꽉 들어찬 모미지만주는 호지차에 곁들여 야금야금 먹으면 매우 근사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히로시마 남쪽의 섬 미야지마에선 특별한 모미지만주를 맛볼 수 있다.
원래 만든 지 며칠이 지난 만주를 버리는 것이 아까워 튀겨서 내던 것으로 이제는 미야지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만주가 됐다.
나로서는 초코바를 튀긴 영국의 마스바 튀김이나 미국에서 먹어본 아이스크림 튀김이 떠오르기도 했던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