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행성의 우주 터미널에는 우주 경찰이 득실거렸다. 그야말로 우주 경찰의 본거지이니 당연했다. 하지만 슬리피의 우주선에는 굉장한 기능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미러링 기능이었다.
주변에 있는 우주선 가운데 하나를 지정해 미러링 기능을 작동시키면, 그 모양을 복제해 자신의 우주선을 위장할 수 있었다. 미카는 카라 행성의 우주 터미널에 들어가려고 대기 중인 우주선 하나를 복제했고, 인식 코드만 조금 변경해 행성 내부로 진입했다.
해루가 초조한 목소리로 미카에게 물었다.
“저기, 왕님?”
“왕님이라니, 그냥 미카라고 불러. 해루.”
“은지는 무사하겠죠?”
“은지가 아니라, 미나야. 미나.”
“아, 미나요, 아무튼요.”
“미나는 시공간 좌표 조작을 할 줄 아는 애야. 그놈들도 함부로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야. 그리고 아무리 썩었어도 경찰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놈들이니까 명분도 없이 어떻게 하진 못해.”
카라 행성의 우주 경찰 본부는 시리우스에서 봤던 50층짜리 빌딩과 똑같이 생겼다. 경비가 너무 삼엄해 뚫고 들어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지난번엔 은지가 있어서 당당히 걸어 들어갔지만 이번엔 그것도 힘들었다.
결국 코너씨의 아이디어대로 지나가는 우주 경찰들을 차례로 붙잡아 모든 걸 뺏은 다음 변장해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빌딩은 내부도 똑같았다. 여기가 카라 행성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본부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0층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신분증으로는 10층까지가 끝이었다.
10층은 우주 경찰들이 범죄자들을 끌고 와 심문하는 곳이었다. 해루와 미카는 엘리베이터 말고 위로 통하는 다른 통로가 있는지 찾기 시작했고, 코너씨와 봉봉은 우주 경찰 둘을 납치해 심문하기 시작했다.
10분쯤 지났을까? 결국 코너씨와 봉봉이 성공했다. 간지럽히기 고문(?)을 이기지 못한 경찰이 50층까지 바로 갈 수 있는 암호를 제공했고, 해루 일행은 50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49층을 지나 50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49층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50층이 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도 아닌데 계속 49층이자 봉봉이 말했다.
“왜 계속 49층이지? 뭔가 잘못된 거 아냐? 코너?”
“음, 근데, 이거 움직이고 있는 건 확실한데, 이상하네.”
그렇게 의심하고 또 의심하면서도 참을성 있게 기다리니 드디어 50층에 닿았다. 문이 열리고 그들은 놀라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50층에는 거대한 도시가 있었다. 건물 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 안으로 모노레일이 지나고 수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다.
해루는 그 풍경을 보며 미카에게 물었다.
“이건 뭐죠? 왜 여기 이런 도시가?”
“인조인간들의 도시, ‘룬’이군.”
“룬?”
“나도 소문만 들었지, 우주 경찰 본부에 이런 게 있을 줄은 몰랐어.”
해루 일행은 일단 모노레일에 올라 도시의 중심부에 솟아 있는 건물로 향했다. 인조인간이라고 했지만, 겉보기엔 다들 인간과 똑같아 보였다.
해루는 그들을 힐끔거리다 이상한 걸 발견했다. 모노레일 제일 끝에 서 있는 두 사람.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 두 사람은 해루의 엄마와 아빠였다.
순간 해루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엄마! 아빠!”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