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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대리 Mar 29. 2024

5년 차 때 알았으면 좋았을 마인드셋

직장인도 꿈꿀 필요가 있다

2018년 첫 회사에 입사했고, 올해로 6년 차 직장인이 됐다. 3년 차까지는 커리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도 없었고, 업무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할 줄도 몰랐다. 그저 막연하게 이직을 꿈꿨을 뿐이다. 


4년 차,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업무의 A부터 Z까지 경험하다 보니 일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졌다. 회사가 어떤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운영되는지, 어떤 프로젝트가 필요한지에서 더 나아가 직무와 산업군, 팀워크, 조직문화, 팀의 OKR과 개인의 KPI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회사는 처음부터 회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개체들이 유기적으로 뭉쳐서 만들어진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였다.


5년 차, 다시 한번 이직을 했다. "내 업무의 경계를 스스로 정하지 말 것."이라는 마음을 먹고서. 회사를 회사가 아닌 생명체로 인식한 순간, 내 업무를 언제 끝내지?가 아니라 내 업무는 무슨 업무와 연관이 있지?로 생각이 바뀌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사의 모든 업무와 사람과 문화는 다 연결되어 있다. 연결 포인트를 잘 알면 업무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출처: 어도비 스톡


물론 지금도 여전히 내 업무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화도 낸다. 하지만 이전과 확실하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업무의 종류와 난이도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니 욕심 나는 업무도 생겼고, 한 번도 안 해봤던 업무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다. 회사에서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된 것이다.


손댈 수 있는 업무의 폭이 넓어지니 다른 회사와 다른 회사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강연도 찾아다니고 강의도 듣는 게 일상이 됐다. 개중에서 괜찮은 것들은 한 번 적용해 본다. 해보고 괜찮으면 계속하고, 별로면 다른 걸로 또 바꾼다. 회사에 대한 마음의 큰 벽이 조금은 무너졌달까. 6년 차가 된 지금은 확실히 6년 전보다 훨씬 유연해졌다고 느낀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강호준 전 오뚜기 총괄 부장의 강연을 접하게 됐다. 제목부터 클릭하지 않을 수 없더라. <17년 차 리더가 말하는 5년 차 때 알았다면 좋았을 성과 내는 방법 3가지>다. 5~6년 차 직장인은 뭔가 애매한 포지션이다. 사회초년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대한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도 아니다.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주 잘 아는 것도 아니다. 업무에 즉각 투입될 수는 있으나 혜안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그런지 동료들과 나는 가끔씩 이런 말을 한다. "아, 지혜로운 어른 회사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출처: 가인지 캠퍼스


회사에서도 내가 성장을 할 수 있구나를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게 맞는 걸까를 고민하는 5-6년 차인 지금 듣기에 적당한 강의였다. 강호준 전 오뚜기 총괄 부장은 5년 차가 성과를 내는 가장 좋은 방법 세 가지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1. 작은 변화를 자주 시도하기

모든 회사는 보수적이다. 다만, 변화를 좋아한다. 이건 무슨 말일까? 점진적으로 변하고 싶다는 얘기다. 단계 단계 단계를 밟아가며 나아가다 보면 큰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 처음부터 너무 큰 변화를 담은 제안서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변주를 주는 것이다. 당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잘 갖춰서, 작게, 자주 단계를 밟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


2. 사심을 조금씩 녹여 큰 프로젝트 만들기

회사원에게 사심이라니 이게 어떤 의미일까? 사실 회사원은 회사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회사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주는 게 우선이다. 문제는 우선을 처리하는데 일의 95%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남은 건 5%.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일은 5% 내에서 해야 하고, 이 중 나의 사심을 담아도 되는 때는 1% 정도다. 강호준 부장은 이 1%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 1%라도 나의 사심이 담겨야 프로젝트의 판을 키울 수 있는 맷집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심이 담긴 작은 프로젝트를 작더라도 자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넘어져도 빨리 일어날 수 있으며, 작은 성공을 통해 자신감을 쌓으며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3. 꿈꾸기

직장인과 꿈이라니,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꿈은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을 하면서도 꿈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제안하는 프로젝트 자체가 달라진다. 꿈이 있으면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100%의 사심을 담은 1%의 프로젝트를 작게, 자주 시도할 수 있는 폭발적인 힘은 꿈에서 나온다. 회사에서 10분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소중한 10분을 위해 미친 듯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잘 다니고 있던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싫어질 때가 있다. 잘 다니고 있다고 믿었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을 때도 많다. 회사가 다 거기서 거기지~ 하면서 이미 겪을 대로 다 겪어봤다며 자만하다가도 아직도 이런 새로운 상황이 있다고? 하며 당황할 때도 있다. 회사라서, 직장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인생이 그런 것 같지만. 그럴 때 빠르게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오는 방법이 있다. 다른 회사 사람의 이야기,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이다. 아주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도 힘이 될 때가 있다. 운이 좋으면 해결책이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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