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나날1

이름을 '게으른이'로 변경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을 했다.

by 설영

백수가 된 지 거의 1년이 되어 간다.


아니 벌써...!


그 전에는 일하는 게 그렇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일을 하지 않는 게 또 그렇게 당연해졌다. 일하는 게 천직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 태어났으면 남들처럼 야근해가며 일을 해야 한다고 믿었었던 때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되어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것도 아니면 심한 자격지심을 느낄 꺼라, 생각했거나...


그런데 딱히, 놀랍게도 그다지,

그다지 심각하게 힘들지 않고, 심각하게 어렵지 않고, 심각하게 싫지 않다.

이 백수생활이 주는 느긋함에 홈빡 젖어서 나는 그다지 사는 게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백수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게으른 성향과 그리고 느긋함이, 워낙 성급하고 초조해하던 나를 가라앉혔다랄까. 세상을 혼자 사는 게 아닌데, 뭐 그리 성급했을까란 생각도 해보고. 왜 빨리 빨리 성장하지 못해 안달이었는가 모르겠다.


일을 한다는 건 돈을 번다는 뜻이고, 돈을 번다는 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이 아직 그렇게 많지 않거니와 나는 반쯤 "욜로"에 젖어사는 사람이라서,

'많이' 버는 데는 관심이 없고, 내 생활을 유지할 정도로 버는 데는 관심이 있다.


아직 가족이 없고, 생활이 자유로워서 그런가...


깊은 고민없이 살고 싶다. 건강을 유지하며 즐겁게 유쾌하게 힘들지 않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그렇게 거대한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운동과 좋은 식습관과 좋은 습관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꾸려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바쁘지 않은가?


일이란, 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가 되면 안된다는 게 내 주관이다.


생활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생활을 꼭 다같이 영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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