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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Oct 04. 2015

Chapter2-5 '부족한 주인공' 이야기를 만들자!

동화창작 4법칙

<포코코 이야기>

옛날 옛날에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 포코코라는... 우리 아들처럼 아주 용감하고 지혜로운 아이가 살았어. 포코코 마을 앞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즐겁게 살고 있었단다.

포코코는 매일 아침마다 낚시를 하러 갔지. 물고기를 잡으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사이좋게 나눠먹었어. 포코코는 사람들이 맛있게 물고기를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았어.

그런데 어느 날 '건기'가 찾아왔어.(* 굳이 아이를 위해 쉬운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휘를 익히는 단계의 아이에겐 어렵고 쉬운 단어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고,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물어보면 대화를 할 기회가 생기니까요..) 마을에서 키우는 옥수수도 바짝 말라붙어서 먹을 게 점점 없어졌어. 포코코는 더 열심히 물고기를 잡기로 마음 먹었어. 그때 포코코를 지켜보던 마을 족장님께서 말씀하셨어...

"얘 포코코야... 언제나 이렇게 맛있는 물고기를 나눠주니 정말 고맙구나.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뭔데요? 족장님?"

"응... 반드시 푸른강에서만 낚시를 해야 해. 우리 마을 맞은편에 있는 검은 강 너머엔 '팀바'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사자가 살고 있거든...  그 녀석은 나만큼 오래 살았지.. 오래 산만큼 아주 영리하단다. 얼마나 영리한가 하면, 사람의 말도 모조리 알아들을 수도 있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사자요? 정말 대단해요! 하지만 젊은 사자가 곧 왕이 되지 않을까요?"

포코코가 족장할아버지에게 물었어... 족장님이 대답하셨지..

"맞아. 실제로 떠돌이 젊은 사자가 '팀바'를 공격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팀바'는 바로 싸우지 않았어. 대신 침착하게 밤이 되기를 기다렸단다. 그리고 검은 강으로 젊은 사자를 유인했지. 발을 헛디딘 젊은 사자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검은 물에 빠졌어. 그 정도로 영리하단다..."

포코코는 마을에서 가장 용감한 소년이었지만,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어. 족장님이 말씀하셨어.

"그러니 절대 검은 강 쪽으로 가선 안된다... 혹시라도 길을 잃어 그곳에 가게 된다면, 숨어있지도 말고, 다른 어떤 소리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강에 뛰어들어 마을로 건너와야 해... 알았지?"

포코코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할아버지 말씀대로, 검은 강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다음날, 낚시를 하고 있을 때 였어... 거대한 물고기가 낚싯대에 걸린 거야. 열심히 씨름을 했지만, 물고기는 힘이 너무 셌어.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

'저 물고기를 잡아갈 수만 있으면, 온 마을 사람들이 잔치를 할 수 있겠지? 가뭄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날 거야!'

그때 포코코의 작은 낚싯대가 부러지고 말았어. 거대한 물고기가 눈앞에서 사라지려 했어. 포코코는 물에 뛰어들어서 물고기 등에 올라탔어. 그런데 이걸 어쩐담? 깜짝 놀란 물고기는 검은 강 쪽으로 빠르게 헤엄치는 거야... 포코코는 물고기의 방향을 돌려보려 온 힘을 다해 물고기를 내리쳤지만 소용없었어. 잠시 후, 포코코가 정신을 차렸을 때,

'포코코는 어디 있었을까?' 그래... 맞아...

검은 강 너머 풀숲에 떠내려 와 있었던 거야....
사람의 말도 알아듣는 무섭고 영리한 늙은 사자,
바로... 팀바가 사는 곳에 말야

('9편 떠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링크)에 이어 계속)


'부족한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만드는 아빠의 창작사례


초보 창작자인 아빠는 아이를 슬쩍 돌아봤다.

녀석의 눈이 똥그래졌다.


'뒷 이야기는 내일 해줄게... 이제 자자~'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아빠~~ 조금만 더... 포코코 이야기 다 듣고 잘 거야!'


아이의 표정을 보니 이야기는 성공적으로 풀려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내일 출근은 어떡하지? 늦게 재우면 어린이집 가는 시간까지 늦잠 잘 텐데...' 등의 걱정이 밀려왔다. 그러다가 감질나게 끝나는 드라마의 아쉬움이 생각났다. 아들의 간절함이 이해될 법도 했다. 아빠는 이런 저런 걱정은 저만치 미뤄두고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 글에 보니까 부족한 주인공이 이야기(링크)를 끌어간다고 했지?'


아빠는 다음 이야기를 생각하며 결핍된 부분들을 찾아봤다.

마을에 건기가 찾아왔고, 먹을 게 없어졌다(결핍). 그 때문에 포코코는 더 열심히 낚시를 해서 큰 물고기를 잡아가고 싶어 한다(욕망). 이렇게 결핍과 욕망의 발생이 어느 정도 설명된 것 같다. 게다가 사자가 사는 낯선 땅에 들어왔으니, 집을 찾아 돌아와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듯했다... 그런데 이건 이야기 흐름에서의 결핍이다.


아빠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주인공에게 부족함이 있는지를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앞의 이야기만으로는 주인공에게 있는 개인적인 결핍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아빠는 아들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아들이 다섯 살이 되면서 형과 동생이란 말을 부쩍 많이 하는 것이다. 외동아들이라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한가 보다... 하던 참이었다.


'그래, 포코코도 형과 동생이 없는 걸로 하자! 거창한 결핍은 아니지만, 뭐...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자, 이제 이야기 흐름상의 결핍과 욕망도 갖춰졌고, 주인공의 결핍도 주어졌다. 그런데 대체 이 사자가 사는 낯선 땅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져야 하는 거지? 아직 사건 만드는 법은 안 배웠는데... 아빠는 막막해하다가 포코코에겐 형제가 없으니 형제를 갖고 싶어 할테고, 형제가 생기면 어떨까?...란 생각에 이르렀다. 아직 모든 게 모호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훗... 아들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낯선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다를바 없구나...'


아빠는 몸을 돌려 아들에게 팔베개를 해줬다. 초보 창작자로서 점차 자신도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음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포코코가 어디에 왔다고 했지?
그래, 족장님이 가지 말라고 했던 검은 강 너머에, 거대한 물고기와 함께 떠내려와 있었어.

포코코는 바로 족장님의 말씀을 떠올렸어.
'빨리 강에 뛰어들어서 마을로 헤엄쳐 돌아가야겠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 물고기와 씨름하느라 너무 멀리 떠내려 와 있었던 거야. 이제 강 저편으로 헤엄쳐 가는 건 불가능했어. 그곳은 악어와 하마가 득실대는 곳이었거든. 포코코는 어쩔 수 없이 큰 물고기를 들쳐 메고는 강 위쪽으로 올라간 다음 헤엄쳐 가기로 했어. 포코코는 걷고 또 걸었어. 눈물이 났고,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될 거야...'

그런데 그때, 큰 갈대숲 쪽에서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 소리는 처음엔 작았어. '부스으럭, 부스스럭' 포코코는 걸음을 멈추고 숨을 참았어.  
'혹시 무시무시한 사자...' 누구라고 했지? 그래... 팀바가 나타난 건 아닐까?'

그런데 또 '부스럭 부스럭'

.....
'부스럭'
...........
포코코는 너무 겁이 나서 몸을 땅바닥에 붙이고 드러누웠어.
 
그런데 갈대숲에서 갑자기 '끼잉... 끼잉'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고개를 들어보니, 누구였을까?

그건 노란 털이 복실복실 한 귀여운 아기사자였어. 아기사자는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어. 포코코는 어떤 소리에도 신경 쓰지 말고 마을로 돌아와야 한다... 는 족장님 말씀이 생각났어. 하지만 길 잃은 아기사자를 보니 내 처지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어.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배고플까... 얼마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을까... '

포코코는 아기사자를 안아봤어. 아기사자는 포코코의 마음을 아는지, 얼굴을 핥아줬어. 일단 물고기 살점을 씹어서 부드럽게 만들어 아기사자에게 먹여줬어. 오물오물 고기를 씹는 아기사자를 보면서, 얘가 내 동생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포코코는 형도 동생도 없었거든...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우린 모습은 다르지만 이제부턴 형제야...'

포코코와 기운을 차린 아기사자는 함께 걷기 시작했어. 물소떼와 코끼리 가족의 행렬을 피하고, 독수리가 나타나면 갈대숲에 숨으며... 그렇게 드디어 마을로 돌아갈 수 있는 강변에 도착했어. 포코코는 동생과 함께 강을 바라보았지. 검은 강에는 포코코와 아기사자의 그림자가 비췄어. '이제, 강으로 내려가야겠어...' 포코코가 아기사자를 어깨에 올리려는데, 그림자가 움직이는 거야. 처음엔 잘 못 본 줄 알았어. 그런데 자세히 보려고 몸을 기울인 순간, 그림자는 훌쩍 뛰어 올라 앞을 막아섰어.

그건 누구였을까? 바로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표범이었어. 몸 여기저기 흉터가 많은, 무서운 표범이었던 거야. 그 녀석은 큰 발과 꼬리를 흔들어대며 둘을 노려봤어. 포코코는 표범이 노리는 게 아기사자란 걸 깨달았어. 사냥터를 더 많이 갖기 위해 표범은 아기사자를 닥치는 대로 죽인다고 들은 적이 있었거든...

만약 아기사자를 버리고, 그대로 강에 뛰어들면 포코코는 집에 갈 수 있을거야. 하지만, 표범은 아기사자를 물어 죽일지도 몰라. 이제 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지?

포코코는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 쥐었어.
손과 발이 덜덜 떨려왔지만,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어. 아기사자도 마찬가지였어.
'크악'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표범과 맞섰어. 포코코는 아기사자에게 말했어...

'용감하게 싸울거야!....'

포코코는 아기사자를 꼭 안았어.

'우리는 형제니까!'

그때 표범은 '크하앗'하는 소리를 지르며 하늘로 뛰어올랐어.

<계속>

 

'부족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만드는 TIP - 3


초보 창작자로서 아빠는 고군분투하며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뿐 아니라, 창작하는 아빠도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 보기좋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면서 지루해하면, 듣는 사람도 재미없다... 는 건, 창작의 불문율이다. 물론 그 재미의 정체가 즐거움인 동시에 고통일 수도 있지만... ^^


결핍이란 주제는 사실 창작에 있어 많은 영역과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이야기 자체에 존재하는 '결핍'일 수도 있고, 기교로서의 '결핍'인 동시에,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결핍'일 수 있다. 여기서는 바로 이 세가지 결핍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이 부분은 읽지 않으셔도 상관없다.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로 약을 팔죠? 제가 좀 그렇습니다. ^^) 하지만 창작의 모든 요소에 결핍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음을 발견한다면, 창작뿐 아니라 업무와 강연, PT, 심지어는 삶에도 어떤 긍정적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를 품게됩니다...  


1. 이야기에 존재하는 '심리적 차원의 결핍' TIP


아빠는 '부족함'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이야기에 있어 드러나는 결핍- 즉 포코코 마을에 닥친 가뭄이라는 설정-은 고급스럽게 말하면 플롯층위에서 이뤄지는 결핍과 욕망이다. 그런데 아빠는 놀랍게도 주인공인 포코코(캐릭터)의 심리적인 결여까지 살펴보고 있다.


'떠나는 이야기'의 주제는 '성장'이다. 단순히 키가 크거나 수염이 나는 성장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이다. 그렇다면, 임무의 부여와 달성...이라는 단선적 플롯보단, '완벽한 인간을 향해 성장'해가는 심리적 측면이 그려질 때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음은 당연하다. 조셉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신화와 동화 고유의 사명은, 비극에서 희극에 이르는 어두운 뒤안길에 깔린 특수한 위험과 그 길을 지나는 기술을 드러내는 일이다. 신화나 동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환상적이며 <비실재적>이기 때문에 , 이들이 표상하는 것은 심리적인 승리지 육체적 승리는 아니다.


대중적인 할리우드 영화나 만화의 경우, 예전에는 '슈퍼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하는 단선적인 플롯, 즉 결핍과 욕망(임무)-욕망의 해소(달성)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된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은 지구를 구하는 것뿐 아니라, 주인공의 복합적인 심리적 결핍(부모의 결핍, 삼촌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묘사한다. 놀란 감독의 배트맨은 '브루스 웨인'이 겪는 내면적 공포와 도덕적 갈등에 주목한다. 결여가 플롯뿐 아니라 캐릭터에도 드러나면서, 결핍과 욕망이란 주제는 훨씬 정교하게 직조된다. 우리는 '지구를 구해줘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안도감과 동시에, 그 투쟁을 통해 '주인공, 네 마음도 좀 편안해졌다니 다행이야... 진심으로...'라는 공감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이야기에서 '성장'이란 심리적 용어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주인공의 심리차원의 결여, 결핍을 세심하게 살피는 건 당연하다. 


2. 기교적 측면으로서의 결핍 TIP


어린 시절 동양화에 대해 배울 때, 여백의 미라는 말을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선과 농담으로 가득 찬 그림 한편에 텅 빈 채 남겨진 하얀 화선지의 공간. 그 비어 보이는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로는 진짜 이야기와 상상력이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추억은 방울방울'을 보신적이 있으신지... 그 이야기에서 타에코라는 아이는 이 공간 활용의 방식을 멋지게 보여준다. 타에코는 학교 연극에서 마을사람1이라는  보잘것없는 배역을 받아 든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을 거듭한다. 처음엔 대사를 늘여본다. 일단 공간을 꽉 채워보는 것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단역들이 다 자기 분량을 늘여버리면 연극은 엉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고민을 거듭하던 타에코는 결국 빈 공간, 여백을 활용한 연기를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 학부모, 학생이 가득 찬 연극무대 위에서  보잘것없는 마을사람1을 연기한 타에코는 '까마귀가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대사를 한다. 하지만 그 뿐이 아니다. 타에코는 대사를 마치고 나서, 무대 저 너머에서 날아오는 까마귀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눈빛으로 좇는다.


유치한 연극에 따분했던 관객들은 작은 아이의 시선을 좇아 무언가에 홀린 듯 까마귀가 날고 있는 방향으로 눈을 돌린다. 상상의 까마귀는 빈 공간을 가득 채우며 동쪽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날아간다. 그 잠깐의 여백은 학예회 수준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이끈다.


초보 창작자인 아빠도 나름대로 이 방식을 잘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부스럭' 소리를 내고는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고, 아이가 충분히 그 위험한 순간을 즐기고 상상할 수 있게, 시간의 여백을 마련해줬다. '형제'의 용기에 방점을 둔 함축적인 간결한 대사도 나쁘지 않다.   


이처럼 이야기에 정작 필요한 것은 어쩌면 산이나 나무가 아니고 산 능선을 날고 있는 상상이란 까마귀일지 모른다. 이야기든 강연이든 PT든 중요한 부분에선 듣는 상대가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은 말에선 비어 있는 순간일 수도 있고, 글에선 장황한 수식어보단 하나의 문장, 하나의 단어 일 수 있다.


어떤 이야기에서도 반드시 기억할 것은, 상상의 까마귀가 날아갈 빈 공간을 찾고 만드는 일이다.


3. '이야기 밖의 결핍'에 대한 TIP


아빠는 내일 출근이 걱정이고, 아들 어린이집이 걱정이다. 사실 마음의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야기까지 만들어준단 말인가!


우리는 언제나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기교적인 영역이나, 스토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플롯과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배운다. 하지만 정작 창작에 필요한 외부적 조건들, 이른바 이야기 밖 결핍에 대해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뛰어난 작가, 감독, PD가 만든 작품에 대해선, 이렇다 저렇다 비평을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시간에, 어떤 예산과 조건을 가지고 작품을 완성했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확신을 가지고 말하지만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탄생하는 작품은 아무것도 없다. 


작가는 몸이 아프거나, 카드연체를 해결해야 하고, 감독과 PD는 투자자들의 시도 때도 없는 전화에 응대하는 한편 예산절감 압박, 데드라인에 쫓긴다. 현실의 영역에서 모든 조건에서 자유로운 창작자는 아무도 없다. 그들의 창작과정 자체는 이야기와 다를바 없는 결핍과 결여, 부족, 그리고 부재와의 투쟁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창작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에 따라 훌륭한 창작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린다.


뛰어난 기획자, 작가, 감독, 프로듀서는 작품의 일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재정과 자원들에 대해 늘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창작자는 불평한다. '아니, 이 예산으로 이 기간 안에 어떻게 만들어요? 나한테 지원만 충분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주어진 결핍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결핍 투성이인 인생살이에서 그 점을 배워왔다. 결핍과의 투쟁속에 창작의 뮤즈는 선물처럼 찾아온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결핍과의 투쟁안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현대사회를 사는 스토리텔러들의 임무다.




# 2. '부족한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심화학습 TIP 3가지


   (1) 주인공 캐릭터 내면의 결핍을 반드시 생각하세요.  
   (2) 상상력이 발휘될 공간이 되는 '순간 / 단어 /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3) 열악한 조건에서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by 조셉 캠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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