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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Aug 10. 2015

Chapter1-1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가짐

이야기의 기쁨

동화를 직접 읽어주거나 창작하는 일은 분명 피곤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왜....왜 그렇게 피곤한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루 종일 회사에서 시달리다 돌아와 샤워를 마쳤다. 기다렸다는 듯 달려온 다섯 살 먹은 아들은 아빠나 엄마 머리의 물기가 채 마르기도 전에 자신의 놀이 계획을 설명한다. 


"먼저 블록 놀이하고, 붕붕차 놀이한 다음, 장수풍뎅이  놀이해줘~"


대체 장수풍뎅이 놀이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놀이임무를 마치고 아이를 달래서 침대에 눕히자마자, 이 녀석은 또 눈을 반짝거리며 이야기를 내놓으라고 보챈다. 


"좋아... 동화책 두 번만 읽고 자는 거다~"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 두 번 읽기로 한 동화는 세 번이 되고 네 번이 된 다음 결국 "이제 그만!"하는 일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이면 엄마나 아빠는 동화책을 다시 들고 읽어준다. 이 때 부모의 마음속에는 어렴풋이 이런 심리가 자리하곤 한다. 


'비록 내 몸은 피곤하지만, 아이 교육상 동화책 읽어주기는 분명 좋을 거야. 그러니 아이를 위해 오늘도 봉사를....'

아이 교육을 위해 동화나 이야기를 해준다는 입장의 경우, 반은 정답이고 절반은 틀렸다. 


만약 그 아이 교육의 의미가 글자를 빨리 깨치거나, 말솜씨가 좋아지고, 어휘량이 늘어나는 의미라면 단언컨대 틀렸다. 왜냐하면 그러한 교육적 효과는 맥락에서 벗어난, 단순한 부산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교육적 입장에 서게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첫 걸음이 바로 '아이 수준에 맞는 동화나 이야기 찾기'라고 할 수 있다. 


'5살 아이를 위한 동화! 초등학교 5학년용 문학전집!'


서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런 책들은 우리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꽤나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미국의 아동학자나 발달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맞춤형 동화의 효용에 대해 꽤나 긴 논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맞춤형 이야기의 문제는 배리 손 Barrie Thorne이 지적한 다음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른들의 관심으로 아이들의 경험이 걸러진다!!!"

인지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은 이야기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탐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이야기의 매우 많은 효용들이 밝혀졌는데 - 이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중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이야기는 그 자체로 경험'이라는 점이다. 유아기의 아이들은 서툰 표현이나마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거짓말도 물론 이에 속한다. 때론 황당하고 끔찍한 상황을 묘사해 부모를 놀라게 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은 그 모험을 삶의 경험으로 축적한다.


바로 안전한 이야기의 울타리 안에서 말이다. 


이야기 안에서는 돼지 삼 형제의 집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고, 호랑이가 떡 파는 어머니를 잡아먹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그것은 이야기일 뿐이다. 아이들은 그 경험을 실재하듯 받아들인다. 그렇게 감정을 단련하고 사고와 지혜, 그리고 용기에 대해 깨닫는다. 만약 교육적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바라본다면, 새끼양을 잡아먹은 늑대를 찾아가, 배를 가르고 양을 구한 다음 그 안에 돌을 채워 넣어 익사케 만드는 이야기는 끔찍하다고 멀찌감치 치워놓을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이러한 시각들은 앞서 말했듯 필연적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걸러내고, 경험을 제한한다. 


반대로 만약 교육의 의미가 어떤 구체화된 목적이 아니라, 아이의 삶에 유익하다는 의미라고 한다면 그것은 맞는 말일 수 있다. 


아이에게 동화책 읽기나 이야기 듣기는 '독서'가 아니라 '놀이'다. 


놀이는 즐거움이다. 


아이가 졸린 눈으로 엄마 아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팔베개를 베고 듣는 옛날 이야기는 당연히 기분 좋은 감정으로 이어진다. 한번 긍정적 감정과 연결된 행위로써의 '이야기 듣기, 책 읽기'는 성장해서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이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지혜를 얻으며, 남들과 사랑을 나누는 강력한 도구인 이야기의 마법 같은 힘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엄마와 아빠가 이야기를 만들고 들려주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어떤 목적도 염두에 두지 않고 아이와 또 하나의 놀이로서 그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그 다음이다. 


 


할머니는 제 누이보다 저를 훨씬 귀여워해 주시고 매일 밤 이야기 책을 읽어 주셨습니다.  그중 채소 장사 오시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감격을 저는 지금도 생생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장난으로 저를 '기치자'라 불러 주실 때의 그 기쁨, 램프의 노란 등불 아래서 고즈넉이 이야기책을 읽고 계시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모습, 그래요. 저는 빠짐없이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독  그날 밤의 슬픈 모기 이야기를 이상하게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건 분명 가을이었습니다. 

"가을까지 살아남아 있는 모기를 슬픈 모기라 한단다... 모깃불은 피우지 않는 법... 불쌍하기 때문이지."

아아. 한 구절 한마디 그대로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만년>중 잎-



 매일 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이를 위해 직접 동화책을 만들어 주는...

 동화나 이야기작가를 꿈꾸는... 

 아이와 노는 방법이 막막하거나 어떤 방법이 좋을지 모르는...

 아이 키우기가 고되게만 느껴지는 ...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한...

 위대한 철학자, 작가 들은 어떻게 아이를 키웠는지 궁금한...

 인문학에 관심있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를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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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아이는 부모의 이야기를 먹고 자란다 - 엄마 아빠의 스토리텔링으로 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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