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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Sep 25. 2022

3. 주인공 이해하기

[매직 이프] 내가 동화책을 쓴다면 

[뾰족 부리를 가진 오리의 마음은 어떨까?]


부리가 뾰족한 오리를 그린 동하는, 비어있는 흰종이를 보며 머리를 갸웃거렸어요. 


"새책아, 네가 말한 대로 주인공을 만들긴 했는데 다음 이야기가 안 떠올라!"


"동하야, 그건 당연해. 아직 뾰족 부리 오리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걸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해?"


"간단하지.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면 돼."


"주인공 오리가 만약 나라면?"


"그래. 그 오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잘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떠올려 봐."


"아무래도 부리가 뾰족하니까 콩처럼 작은 것도 '콕' 집을 수 있어. 그건 장점이겠지. 그런데 쟁반에 놓인 음식이나 국물을 마시기엔 불편할 것 같아. 그건 단점이야."


"좋았어. 조금 더 생각해 볼까? 남과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는 뾰족 부리 오리는 어떤 성격일까?"


"음... 나라면 다른 오리들 틈에 있으면 부끄러울 것 같아. 남과 다르게 생겼고 쟁반에 있는 음식도 잘 못먹으니까 불편하겠지. 나도 체육 시간에 혼자만 운동복을 안 입고 있으면 창피하고 불편하거든."


"정말 그렇겠구나. 주인공 오리는 부끄러움이 많고 남들 눈에 띄는 걸 싫어하겠네?"


"응. 맞아. 친구들과 사진 찍는 것도 싫어할 것 같고, 급식 시간에도 늘 혼자 먹으려 할 거야. 남들처럼 국이나 쟁반에 놓인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시간이 걸리니까 말야."


동하는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말을 이었어요. 


"신기하네. 주인공 오리의 마음에 대해 알게 되니까 그 다음 이야기가 막 떠올라."



[이야기 공식 : 주인공을 이해하는 법] 

1단계 : 주인공의 특징에 대해 '만약 나라면'이라고 상상해봅니다.  
2단계 :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서 마음과 성격을 만들어 봅니다.  
3단계 : 주인공의 장단점 또는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을 그려봅니다.  


[주인공 이해하기 - 1 : 상상하기]


새책이 : 지금까지 주인공에 대해 알아낸 내용을 정리해볼까?


동하 : 주인공 오리는 뾰족한 부리로 작은 것도 잘 집어 먹을 수 있어. 하지만 쟁반에 담긴 건 먹기 힘들어 해. 남과 다르다는 게 부끄럽고 불편해서 혼자 지낼 때가 많아. 

장점 : 작은 것도 콕 집어 먹을 수 있음 / 단점 : 쟁반에 담긴 음식 먹기 어려움 / 마음과 성격 : 남과 달라 부끄러워하고 외톨이로 지냄


새책이 : 잘했어. 이야기를 만들려면 주인공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해.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떨까?'를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단다. 


[주인공 이해하기 - 2 : 장단점을 성격과 이어보기]


새책이 :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떨까를 잘 생각하려면, 특징과 관련된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 보면 좋아. 


동하 : 맞아.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마음과 성격도 알게 되는 것 같아.


새책이 : 아래 표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주인공을 이해할 수 있어. 빈 칸을 채워볼까?


[매직 이프 : 만약 내가 ~라면 어땠을까?]


[주인공 이해하기 - 3 : 정리하여 그리기]


새책이 : 이야기 주인공에 대해 훨씬 많은 걸 알게 되었네. 하지만 그림으로 그려두지 않으면 금세 까먹겠지? 주인공의 장단점이나 성격을 드러내는 장면을 떠올리고 그려봐. 어떤 게 좋을까?


동하 : 아무래도 급식 시간에 친구와 밥먹는 장면이 좋을 것 같아. 서로 반대되는 모습이라 뾰족 오리의 상황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거든.  


새책이 : 맞아. 이렇게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놓으면 독자들도 훨씬 재밌게 이야기에 빠져들거야. 다음 페이지에 그림을 그린 다음, 주인공에 대해 동하기 말했던 이야기를 써볼까?

오리 학교 급식시간에 밥을 제대로 못 먹는 뾰족 부리 오리



[동화 이야기로 써보기]

옛날 옛날에 어느 마을에 오리가 한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그 오리는 뭉툭한 부리 대신 길고 뾰족한 부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남과 다른 부리를 가지고 있다 보니 불편한 게 많았어요. 특히 오리 학교 급식시간이 가장 싫었습니다. 넓적한 부리에 맞는 쟁반에 음식을 주니까 먹기가 무척 불편했거든요. 친구들이 '왜 음식을 자꾸 남기니?'라고 묻거나, '네 부리는 왜 뾰족해?'라고 물을 때면 창피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점점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외톨이가 되어갔답니다. 



[이 장에서 배운 것] 


o 이야기 창작 원리 : 캐릭터를 잘 이해하면 쉽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o 캐릭터 창조의 인과성 : 남과 다른 특징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 성격이 결정됨을 배웁니다. 

o 이해와 공감 :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이라고 떠올리며 이해와 공감력을 키웁니다.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


이야기 만들기의 교육적 효과 중 하나는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된다면?이라는 상상에 있습니다.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력뿐 아니라 공감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지요. 


다른 한 가지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의해 마음이 달라질 수 있음을 배우는 것입니다. 상황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 어떤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에 의해 모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시나브로 인과 관계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게 됩니다. 


내게는 대수롭지 않게 느끼던 것도 누군가에겐 커다란 좌절이나 기쁨이 되는 일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이해의 바탕 위에서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며, 나와 다른 모습의 친구도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게 됩니다.  


스토리텔링 기법상으로도, 주인공의 능력, 마음과 성격을 만들어 본 경험은 매우 소중합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있어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며, '나'란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데도 '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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