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의 그림일기
백점 맞은 날과 과학적 사고
[아들의 일기]
어질어질한 책상을 보니 나를 닮았네
회사에 있는 데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나 오늘 수학시험 예상 밖의 점수가 나왔어."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몇 점인데?"
"백점! 으하하하하하!"
2년 전인가 담임 선생님과 상담에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를 들은 적 있다. (심지어 아이 엄마는 교육학자인데...) 어쨌거나 '더 나아지는 게 좋은 것'이란 집안의 교육 철학대로 아들도 스스로 노력해서 매년 조금씩 성적이 나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가 기억난다. 어머니께서는 공부하라고 채근하신 적이 없다. 시험이 끝나면 '잘 봤니?'라고 물으시는 게 전부였다. 그럴 때면 '뭐, 그냥 그래요.'라고 답했다. 시간이 흘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막내는 시험을 잘 보던 못 보던, 잘 봤어요!라고 시원하게 대답해서 안심이 됐는데, 넌 늘 애매하게 말하니 답답하고 걱정이 됐었지.' 의외였다. 어머니는 학업 성적엔 초연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새삼 어머니께서도 '공부 더 하라고, 성적 잘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실 걸 참으셨던 거구나 깨닫는다. 교육에 대해 나름의 철학이 있으셨던 거구나... 이렇게 알게 된다.
[아빠의 일기]
그런 거 아냐...
시원한 보리차... 아니 위스키였나?
뜨거운 보리차가 담긴 보온병을 냉장고에 넣으면 차가워지는가? 이에 대해선 열역학 제2법칙과 엔트로피, 고립계에 대한 설명 등 여러 과학적 분석이 있을 수 있다... 고 잘난 척하려는 말을 참고 내가 물었다.
"하지만 보온병을 냉장고에 넣고 차가워지기 바라는 건 너무한 거 아냐?"
"보온병 성능이 그렇게 좋을지 몰랐다는 거지."
"..."
"나 놀리는 거야?"
맞다. 아내를 놀리는 건 재밌다. 좀처럼 놀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발끈하는 리액션 때문에 나도 모르게 놀리게 된다. 아들도 보고 있으니 이젠 좀 자제해야지.
그런데 일기로 또 써버렸으니... 나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