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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Jun 11. 2016

현명한 아이는 부모의 이야기를 먹고 자란다.

엄마 아빠의 동화 DIY - 글을 나오며 - 

무럭무럭 자라는 엄마 아빠를 위해


아이는 엄마 아빠를 따라 하면서 세상을 배웁니다. 말투, 동작, 문제 해결

방식……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아이의 스승처럼 행동하는 데

익숙해집니다. 세상살이 지식을 가르치려 하고, 아이를 내려다보며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 훈육합니다.


훈육은 잘못된 게 아니고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진짜 배움은 여전히 ‘모방’에 있습니다.


아이에게 밥 먹으면서 돌아다니면 안 된다고 화를 내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밥 먹을 땐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라는 교훈에 앞서,

혼을 낼 때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먼저 배웁니다.

그리고 자신도 화가 나면 엄마 아빠처럼 큰 소리를 지릅니다.


이번에는 소리 지른 아이에게 잘못을 반성하라 한 후 돌아설 때 아이가 묻

습니다.


“아빠, 나는 미안하다고 했는데 왜 아빠는 아까 화낸 거 미안하다고 안 해?”


만약 그냥 애가 하는 말이려니 하고 넘겨버리면,

이번에 아이는 ‘잘못하면 사과하는 것’에 앞서,

남의 잘못만 탓하는 행동을 배우게 됩니다.


행동을 모방하는 이러한 속성은 결코 골치 아픈 육아 문제가 아닙니다.

도리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본능입니다. 왜냐하면 이 본능으로 인해 누구나

훌륭한 부모가 될 자격과 자질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어려운 책을 읽고 많이 아느냐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늘 부족한 것을 찾고 배우려는 부모의 태도를 닮게 됩니다. 

심각한 말썽에 빠졌을 때, 기막힌 방법을 써서 해결하는 지식을 배우기보다는 그 말썽에도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행동양식을 모방합니다.


결국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잘 키우는’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인 내가 잘 크고 있는가?’, 즉 ‘나의 성장’에 대한 문제입니다.


수많은 위대한 이야기들은 모두가 ‘성장’을 말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에서 ‘성취’나 ‘결과’는 표면적이며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나 영웅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성취’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성장은 ‘낯선 세계’로 발을 디디고 그곳의 새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환을 통해 일어납니다. 

매일 같은 사무실이나 작업 공간에서 늘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바로 그곳에서 고정된 인격에 머무르는

걸 ‘전형적/평면적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인물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예는 없습니다. 

누구나 그 결말을 알기 때문이며, 누구도 심지어 자신조차도

그런 삶이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만은 이런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희생한다.’


이런 엄청난 희생의 선언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내가 먼저 이런 삶을 살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희생과 고통으로 가득한 부모의 일생, 참혹한 삶의

일면이 아닌, 고난 속에서도 삶은 살아갈 만한 것이라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무럭무럭 자라야 아이도 자랍니다.

부모가 멈춰 서면 아이도 그쯤에 멈춰 섭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습니까?


무료함과 고난의 행군뿐인 일상의 장소인가요?

이제 낯선 세계를 향해 떠날 때입니다.


당장 일을 그만두거나 무작정 꿈을 좇으라는, 엄청난 결정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게는 시간을 쪼개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시를 쓰거나, 외국어를 시작해도 좋습니다. 

뉴스를 보며 무작정 비난했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일,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만들거나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는 작은 습관도 좋습니다. 


전과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어디인지를 고민하는 것부터 천천히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는 고맙게도 아주 작은 변화라도, 그 열린 태도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삶이 그렇듯, 엄마 아빠도 인생이라는 큰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아이의 탄생은 엄마 아빠에게 더 좋은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독자의 탄생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어떤 이야기를 쓰고 계셨나요?

이제 더 새롭고, 더 매력적인 이야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내 삶의 진정한 독자인

우리 아이를 위해서…






그간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좋은 엄마 아빠들, 여러 구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또한 좋은 글쓰기 공간을 마련해주시고,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소개해주신 카카오 브런치팀,

특히 주말도 잊은 채 좋은 글 발굴하느라 애쓰신 브런치 편집진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러 엄마 아빠들 덕분에 꾸준히 연재할 수 있었던 글들은, 

'현명한 아이는 부모의 이야기를 먹고 자란다'(휴먼큐브)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7월에 발간된 책에서는 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내용과 그림 뿐 아니라, 

스토리아크를 활용한 이야기 만들기 등이 부록으로 알차게 실려있습니다. 


책이 나오게 되면, 글쓰기 기획부터, 출판과정, (신간에도 썼지만) 브런치로 글을 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경험을 후기형태로 이곳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고마움을 꾹꾹 담은 소소한(?)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로 연결되어 과거, 미래,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세상 엄마 아빠 모두 화이팅!입니다!



도서구매 링크 :  

http://goo.gl/ixcYJ6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91195794737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76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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