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해 출간제안받는 법 (16)
출간을 전제로 원고를 출판사와 주고받다 보면 1고, 3교 같은 파일명이 붙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고'는 관행적으로 쓰는 단어로 원고란 뜻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풀이해 보면 1고는 작가가 보낸 초고라고 할 수 있고 2고, 3고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수정원고란 뜻입니다.
'교'는 교정지의 뜻으로 작가의 원고를 책 디자인에 맞도록 얹힌 상태, 즉 조판 이후에 주로 '교'를 붙입니다. 1교는 조판된 첫 교정지를 뜻하고 2교와 3교는 수정내용을 반영한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교정지를 의미합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초고를 향해 전력질주합니다. 초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나면 편집자에게 부분 수정요청을 받게 됩니다. 때에 따라선 챕터를 넣거나 빼는 과정도 거치게 됩니다. 원'고'단계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수정 보완이 이뤄지게 됩니다. 특히 작가는 아래와 같은 작업을 주로 하게 됩니다.
의미 전달 보완 : 개념과 의미 등을 독자 입장에서 더 쉽게 고쳐 씁니다.
오문 비문 수정 : 주술관계 일치, 복문의 단문화, 오탈자 교정 등을 합니다.
정보량 조절 : 정보량이 많은 부분은 덜어내고 정보량이 적은 부분은 보충을 합니다.
문체 습관 다듬기 : 그래서, 그리고, 따라서 등 접속사를 많이 쓰는 버릇 등을 교정합니다.
기타 편집자 요청 반영 : 추가 챕터 쓰기, 수정 요청 부분 다시 쓰기를 합니다.
이렇게 2번째 수정고, 3번째 수정고 등으로 작업을 합니다. '고' 단계에서는 챕터를 새로 넣거나 아예 삭제하는 등 비교적 큰 수정도 자유롭게 이뤄집니다. 다르게 말하면 조판 단계로 넘어가기 전의 큰 틀은 이때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게 원고가 마무리 될 쯤 편집자님에게서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작가님, 이제 조판 넘길게요
원고 수정이 마무리되면 이제 조판 단계로 넘어갑니다. 출판사에서는 조판된 원고에 1교라는 파일명을 붙여서 보내옵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작가님, 여기서는 큰 수정은 어려워요." 원'고'단계와 다르게 '교'정 단계에선 디자인과 편집이 이미 완성된 상태이기에 전체 틀을 무너뜨리는 건 곤란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출간 임박 단계로 판단하기에 최소한의 수정을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작가들은 이쯤에서 곧 출간이 된다는 압박감에 자꾸만 수정을 반복합니다. 편집자는 그런 작가들의 생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일정이 늘어질 수 있기에 더 냉정하게 말할 때가 많은 듯합니다. '교'단계에선 오탈자 등 퇴고와 함께 다음의 작업 위주로 진행해야 합니다.
비어있는 페이지 문장 보충(편집자 요청) : 앞의 글(완성된 글을 두쫀쿠처럼 늘려달라고요) 참고
소제목, 요약정리 등 보완 : 글의 제목 등을 좀 더 와닿는 문장으로 수정합니다.
사실 관계, 인용 등 오류 바로잡기 : * 중요! 최종적으로 원전을 보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합니다.
조판단계에서 출판사에서 받게 되는 파일은 PDF입니다. 통상 수정한 부분은 PDF파일의 메모기능을 이용하여 적어서 주고받게 됩니다. 그런데 메모에는 편집자가 디자이너에게 수정을 요구하는 메모, 편집자가 작가에게 의견을 묻거나 요청하는 메모 등이 여러 개씩 달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가는 편집자 문의(작가님 이 문장은 이런 뜻일까요?, 여기에 정리하는 문장 추가해주세요! 등)는 답 형태로 해당 메모 아래에 부기하거나 더 정확히 수정할 부분은 새메모로 써넣게 됩니다. 이때 편집자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명료하고 명쾌하게 메모를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원고 단계의 '고'와 교정 단계의 '교'는 비슷해 보여도 서로 다른 작업과정입니다. 특히 교정 단계에서 편집자와 상의 없이 대폭 수정을 하거나 끝없는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니 '고'단계에서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두 가지 단계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출판사와 서로 즐겁게 협업을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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