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by Seolwon Snow


스스로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그냥 거기에 매달려 오래도록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생각하는 일 말고는

방법이 없을 때가 있다


세상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발버둥칠수록 목을 조여오는 밧줄

아라크네의 주시(注視)는 극악의 공포

질긴 가난은 교만에 대한 신벌(神罰)인가


슬픔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오아시스 없는 사막처럼 어디에도 기댈 수 없어

길고 긴 인생길, 숨 쉬듯 토해내던 엘레지

삶과 죽음의 비가(悲歌)는 어찌 이리도 아픈가!


사랑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악몽을 걸러낸다는 드림캐처는

원망과 미련까지는 걸러내지 못하고

가위눌린 꿈에서마저 나는 네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