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그냥 거기에 매달려 오래도록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생각하는 일 말고는
방법이 없을 때가 있다
세상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발버둥칠수록 목을 조여오는 밧줄
아라크네의 주시(注視)는 극악의 공포
질긴 가난은 교만에 대한 신벌(神罰)인가
슬픔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오아시스 없는 사막처럼 어디에도 기댈 수 없어
길고 긴 인생길, 숨 쉬듯 토해내던 엘레지
삶과 죽음의 비가(悲歌)는 어찌 이리도 아픈가!
사랑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할 때가 있다
악몽을 걸러낸다는 드림캐처는
원망과 미련까지는 걸러내지 못하고
가위눌린 꿈에서마저 나는 네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