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편지
하루 종일 폭염. 그런데
그이 말로는 오늘 저녁은 그렇게 덥지가 않대.
소밥 주고 젖어 들어와서는 그러더라고.
아빠, 이상하게도 올여름 나는 더위를 잘 못 느껴.
오히려 문득문득 한기가 든다고 해야 하나..
세상에 단 한 사람
나를 이해하는 이를 잃고서,
유일하게 모든 속얘기를 털어놓던 존재를
영원히 떠나보내고
우주 한 복판에 홀로 남겨져
오늘 나는..
이해할 수는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다는
누군가의 말에 의지해 아슬아슬 서있어.
누군가를 사랑하려 하면 할수록
존재 자체로 나와 그저 하나였던,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아빠,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