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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16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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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실 Aug 12. 2016

2016 유럽 여행 :: 2일차(루브르/스위스/바젤)

스위스를 넘다.

20160703 UTC+09:00


여행을 좋아하지만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던 나에게 첫날 느낀 패키지여행은 '참 바쁘게 움직인다.'였다. 전날 현지시각으로 새벽 1시쯤 호텔에 도착하였고, 그보다 더 늦게 방배정을 받았으며,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어 버렸다.


여행내내 조식은 모두 호텔식이다. 전 일정 1급 호텔이라는 나름 럭셔리한 패키지여행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1급 호텔을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나마 첫날 묶었던 파리의 호텔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시설과 조식이 좋았다.


첫째 날 묶었던 호텔 주변

깔끔한 외관 만큼이나 호텔 내부도 깨끗하고 무난했다.

둘째 날 아침

밥이라곤 비행기에서 먹었던 기내식이 전부라 저녁부터 몹시 배가 고팠다. 하지만 주변에 먹을 거라곤 없고,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살만한 곳도 없다. 가이드와 인솔자가 조금 허기진 채 잠드는 것이 시차 적응에도 좋다고 얘기를 하는 바람에 첫째 날 쫄쫄 굶었다. 남들은 컵라면에 이것저것 많이도 싸왔던데 식료품이라곤 아무것도 싸오지 않은 나는 먹거리의 천국 프랑스에서 첫째 날 원치 않는 강제 금식을 하였다. (ㅠㅠ) 물론 배고픔도 한몫했겠지만, 프랑스 빵은 정말 맛있었다. 파리바게뜨 최고


둘째 날 공식일정은 어제 스치듯 보았던 개선문 투어로 시작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많지 않아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최근 유럽은 테러로 여기저기 경계가 삼엄하다. 에펠탑은 물론 유명 관광지 곳곳에 무장 군인이 지키고 있다.   

에펠탑, 개선문 다음으로 파리에서 유명한 곳을 뽑자면 바로 '샹젤리제 거리'가 아닐까? 개선문에서부터 시작되는 샹젤리제 거리는 이름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하지만 이날은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상가들이 문을 닫았음.

일요일 이른 아침 시간이라 상점은 문을 닫았고, 거리도 휑~하다.

오~ 샹젤리제! ♬

'CONSEIL D'ETAT' 설명을 들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루브르, 루브르에 도착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외관 그 자체로도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아닐까 싶다.

루브르내에서 길을 잃으면, 저기 보이는 피라미드 출구로 나오면 된다고 한다. 프랑스어로 출구는 'SORTIE'. (봉쥬르, 메르시와 더불어 유일하게 익힌 프랑스어)

역동적인 루이14세 조각상.

이른 아침 시간에도 불구 상당히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기본 대기시간이 2~3시간이라던가? 우리는 가이드를 따라 바로 입장하였다. 다만 가이드와 함께 단체 입장 시 1시간 30분밖에 관람하지 못한다.

루브르 내부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시간만 많다면 작품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감상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곤 1시간 남짓. 두둥.

파리에 에펠탑을 보러 왔다면, 루브르는 '모나리자'를 보러 온다.

여러분 '모나리자'는 원래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실제 모나리자를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실망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하고 말고 할 게 뭐 있겠는가, 모나리자는 그저 그 자리에 말없이 걸려있을 뿐.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중에 루브르에 걸려있는 모나리자는 진짜가 아닌 가품이라는 소문이 있다. 진품이며 어떻고 가품이면 어떻겠냐만, 모나리자 가품설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한다. 실제로 가보니 굳이 가품을 전시할 이유가 없어보였다.

돌고래 아닙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 나이키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루브르 관람을 마치고, 역으로 향한다. 오늘 우리는 스위스로 가야 한다. 프랑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유로레일을타고 벨포트까지 이동한다. 4시간 소요. 거기서 둘째 날 숙소인 바젤까지는 다시 버스로 이동.

역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무려 특별식인 '달팽이 요리'

프랑스 로제와인까지 한 잔 곁들여 먹으니,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다만 많이 먹진 못하겠다.

파리바게뜨가 먹고 싶다.

벨포트 도착, 난 여기가 스위스인 줄 알았다. 멍청이 여기서 또 다른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가 이번 유럽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버스 성애자도 아닌데 웬 버스가 하이라이트냐고? 그건 유럽여행을 패키지로 가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서 평생 탈 버스를 여기서 일주일 동안 다 탔다.


볼보에 이어 이번 버스는 무려 벤츠다. 기사님은 로베르토라는 로마 아저씨.


※이 버스는 단순한 버스가 아닙니다. 프랑스-스위스-밀라노-남프랑스-모나코-베네치아-피렌체-로마 등 무려 4개국을 함께한 버스입니다. 하루 평균 7시간을 탔으니, 대략 50시간 정도를 버스에서 보냈네요. 껄껄

그렇게 벤츠버스를 타고 프랑스 국경을 넘어 스위스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깐 여담을 이야기하자면, 스위스는 이번 여행에서 단연 최고로 좋았던 곳이다. 스위스에 오기 전까지 시계와 2006 독일월드컵 나쁜 놈들 정도 밖에 몰랐었던 스위스가 이번 여행 최고의 스팟이 될 줄이야.

혼자 여행 온지라 첫째 날 프랑스에선 인솔자 형과 방을 같이 썼는데, 둘째 날은 홀로 사용하였다. (개이득) 이 호텔로 말할 것 같으면 유럽 7박 중 최고의 호텔이었다. 비로소 '인터X그'가 누누이 자랑하던 '유럽 전 일정 1급 호텔'의 위력을 확인하였는데, 1급 호텔의 위력은 이날 단 하루였다 하하. 그야말로 하루천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렸던 일과 후 펍에서의 맥주 한 잔

주로 다닌 해외여행지가 일본, 홍콩 등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그런 도시들이었다. 당연히 여행지에서의 불타는 저녁(?)을 생각했고 맥주와 와인의 고향 유럽인만큼 일과 후 펍에 앉아 맥주 한 잔을 계획했는데, 유럽의 유자도 몰랐던 나의 착각과 실수였다. ㅠㅠ 둘째 날 기적처럼 마셨던 스위스 바젤 호텔 근처 어느 펍에서의 맥주 한 잔이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아, 스위스여.


유럽 패키지여행에서 저녁에 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 보았다.

1. 대부분 호텔 자체가 시가지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에 위치한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2. 이탈리아는 오후 7시만 되면 대부분 점포가 문을 닫는다. (해가 9시에 지는데 ㅠㅠ)

3. 호텔에 들어가서 저녁 먹으면 10~11시가 훌쩍 넘는다.

4. 매일 매일이 말도 안 되는 일정이라 몹시 피곤하다. 저녁 먹으면 씻고 자야 한다.

차치하고, 바젤에서의 시간은 정말 좋았다. 때마침 유로2016 경기가 진행 중이라 맥주 맛은 X100000000000

어제는 프랑스, 오늘은 스위스이다.

그렇게 맥주처럼 달달했던 유럽에서의 둘째 날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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