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크리스마스

#짧은글

by 하설

나는 수만의 문장을 하늘에 수놓았으나 여전히 당신의 입에서 나온 안녕이라는 두 글자의 의미를 알지 못해,
나는 마치 가시가 목에 걸린 듯 내뱉는 거친 숨에 숨겨 사랑한다는 말을 담아 뱉었다.
태양을 따라 서쪽으로 바람이 불기를 바랐으나 여전히 나는 오늘에 있고,
내 숨은 여전히 그곳에 가지 못해.

언제였던가, 보고 싶다는 문장이 담은 의미는 날 찾으라는 의미.
그리고 이제 보고 싶다는 문장은 그저 소원이 되어버렸음을 알아버린,
이 계절은 겨울을 닮은 가을. 이곳은 여전히 오늘.

깨진 거울을, 이름을 잊은 누군가가 비쳤던 그곳을 쓰다듬는다.
사랑을 닮은 색의 비가 배경이 되어 나를 가린다.
아-, 이제 거울을 닦고 하늘이 비칠 테니, 당신은 뒤에서 손을 잡고 내일로 데려가 줘,

-
라는, 거짓말을 해봤어.
안녕. 가로등 불이 꺼질 때까지,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보였던 미소를 기억한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누군가의.

안녕.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미소를 보일 때,
언젠가 찾아올 겨울을 위하여.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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