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설 Aug 29. 2023

괜찮아, 사랑이야

사랑을 선택하는 무게

지해수(공효진 분)는 장재열(조인성 분) 에게 말한다.

해수 : 정말로 사랑이 저들을 구할까?
재열 : 그럼.
해수 : 너도 사랑 지상주의니?
사랑은 언제나 행복과 기쁨과 설렘과 용기만을 줄 거라고?
재열 :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절망과 불행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해수 : 그런 건 또 누구한테 배웠니.
재열 : 사랑한테 배웠지.

『괜찮아, 사랑이야』, Episode 5 : 아픔과 슬픔, 절망과 불행을 이겨낼 힘이 있어야 사랑이지!, 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


사랑을 한다.

그건 어쩌면 고통을 허락하는 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면, 언젠가 그 대상의 부재를 경험할 때

아픔과 고통이 찾아온다.

마치 그 대가가 있다는 것처럼.


사랑을 했던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병원에서 듣는다.


학대하는 부모의 사랑을 원하는 아이

착취하는 친구를 놓지 못하는 학생

상처받지 않을 것처럼 사랑하는 청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노인


그리고 누군가는,

사랑으로 인한 상실이 반복되며 사랑하기를 멈춘다.


다시는 상처 받지 않기로 다짐한다.

누구에게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는다.

누구도 나를 도울 수 없다.


누가 이들에게 다시 사랑을 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

옆에서 도울뿐이다.


아직은 이 세상이 썩 괜찮을 수 있다고

아프지만,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고


‘괜찮아, 사랑이야’는 가볍지 않다.

사랑을 선택한다는 건, 어쩌면 꽤나 무거운 일 일지도 모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10만 원이 넘었네, 교통비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