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모두가 일과 사랑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부르주아적 자신감 안에 은밀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배려 없는 잔혹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 두 가지에서 절대 충족감을 얻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충족감을 얻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뜻일 뿐이다. 예외가 규칙으로 잘 못 표현될 때, 우리의 개인적 불행은 삶에 불가피한 측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저주처럼 우리를 짓누르게 된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운명에서 갈망과 오류를 위해 마련된 자연스러운 자리를 부정하여, 우리가 경솔하게 결혼을 하고 야망을 실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집단적인 위로를 받을 가능성을 부인해버린다. 그 결과 우리는 어떻게 해도 진정한 나 자신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 혼자만 박해와 수모를 당한다는 느낌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알랭 드 보통, 『일의 기쁨과 슬픔』, 142-143p
내가 끌렸던 책들을 생각해보면, 삶의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하는 책들이었다. 행복과 고통이 온전히 개인의 책임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고서는, 예외를 규칙으로 받아들이는 풍토에서는,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보통의 말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슬픔은 비껴가고 기쁨은 찾아오리라 기대하며 살아가지만, 그것은 나의 통제를 벗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는 노랫말이 위로가 되었던 이유는 아마 여기서 온 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