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매력
터키
처음 터키라는 나라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건 첫 유럽여행 때이다.
잘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로 가는 기차 안, 무표정한 승무원 아저씨가 오더니 표를 보여달라고 해서 난 당당히 유레일패스를 보여줬다. 그러더니 그 아저씨의 표정이 밝아졌다.
"너 한국에서 왔니? 환영해! 한국은 형제의 나라야. 난 터키에서 왔어. 반가워 "라고 말을 했다.
신나서 떠들다가 자기는 이만 일을 해야겠다며 유유히 사라졌다.
나에게 줄 건 이것밖에 없다며 어린이 기차 티켓 한 장을 남긴 채...
그때부터 터키에 대한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다.
딱 9개월 전의 일이다. 그 작은 계기로 나는 지금 이스탄불에 와있다.
처음 여행을 할 때는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유럽, 그곳만 보고 달려왔는데.. 여행을 하면 할수록 많은 나라에 발을 딛고 싶어 졌고 공부하고 싶어 졌다. 새로운 나라를 향한 열정이 생기고 있었다.
이스탄불 골목골목을 거닐다가 작은 성당을 만났다. 나는 성당을 볼 때마다 들어가서 기도했다.
동그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쏟아지는 빛이 매력적인 이 성당에서의 기도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했다.
이스탄불의 이스티크랄 거리를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저마다 호객행위를 하며 군밤을 굽는 군밤장수들,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
이 거리에서는 사람들의 삶이 보인다.
특이한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을 많이 보았다.
우주음악을 연주하는 듯이 오묘한 소리를 내는 악기, 그리고 악사.
돈을 위함이 아닌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같았다. 자기가 하는 음악을 느끼고 있던 그 사람.
그런 그의 음악에 많은 사람이 모여 진심 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
해가 반대편에 가있다. 블루모스크 옆 잔디밭에는 낙엽이 떨어져 있고..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이스탄불의 햇살이 참 좋았다. 잠깐 쉬는 동안 하늘을 올려다 봤다.
1년 동안 이런 여유가 있었나..? 힘든 시간을 지내다 보니 잠깐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해할 줄 아는 것을 배웠고 햇살이 좋은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법을 배웠다.
한국에서만 있었으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나는 이곳에서 하나씩 깨닫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그때는 와 닿지 않던 말들이 20살이 넘어서 힘든 일을 하나씩 겪을 때쯤 느끼게 되었다.
어른들의 말을 하나 둘 씩 이해하는 걸 보면 나도 어느새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그 날 나는
이스탄불을 만났고
나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