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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Aug 23. 2021

배달의 민족, 사장님들의 댓글

- 소소하지만 오래남는 감동

오늘 아침, 지난 달에 쓴 휴대폰 통신요금이 출금됐다며 알림문자가 왔다. 

그런데 평소보다 9만원을 더 썼길래, 침대에 누운채로 눈 한쪽만 뜨고, 소액결제 내역을 찾아봤다.  

기본요금을 제외하고, 모두 '배달의 민족'에 바친 것들이었다. 


사실 지난 6월부터 나는 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샐러드를 코끼리처럼 먹어대고, 

단백질 음료를 간식처럼 마셔댔다. 급기야 7월에는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무더위 때문에... 

그러니까 주방에서 요리를 할 수가 없을 만큼 38도를 웃도는 폭염 탓에... 

거기다가 올림픽 때문에... (거 참! 변명이 추잡하네...! 그냥 먹고싶었잖아!!!) 

우리집 식탁은 배민요리사가 책임진 날이 많아졌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휴대폰 요금이 평소보다 9만원 정도는 더 나온 것이었다. 


배달의 민족 어플을 열고, 지난달 내가 먹은 내역(?)들을 살펴보는데... 

참 많이도 먹어댔구나... 감탄하다가, 

내가 남긴 리뷰에 달린 사장님들의 댓글을 이제야 자세히 보게됐다. 



나는 배달음식에 웬만하면 너그러운 편이다. 

남이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하지 않던가!


무엇보다 음식에 크게 문제가 없는 한, 나는 잊지않고 사진과 함께 리뷰를 남기는 편이다. 

맛있기도 했고, 배달해주시는 분도 감사하고, 코로나로 자영업 하는 분들 모두가 힘든 때에 

별점이라도 후하게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였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리뷰쓰는데 드는 시간은 30초 정도 되려나..? 

이건 크게 정성을 들이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리뷰를 쓴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비루한 나의 리뷰에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신 사장님이 계셨다. 

우리동네 핫도그 사장님인데... 어쩜 이리도 정성껏 댓글을 남겨주셨는지... 

내가 남긴 리뷰가 민망할 정도였다. 


게다가, 스크롤을 조금 더 내려보니, 또 다른 사장님도 장문의 댓글을 남겨주셨다. 


이건 우리동네 마라탕 사장님이 남겨주신 댓글인데, 와... 

이런 댓글에도 정성을 다하는 사장님이라니...!! 그 음식맛은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겠다. 


찍-하고 남긴 비루한 나의 리뷰에 짠-하고 멋지게 댓글을 남겨주신 사장님들 덕분에 

모처럼 아침을 개운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 


코로나 4단계 연장. 여전히 코로나19는 극성이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기운을 북돋으며, 맘 따뜻하게 살아가다보면 

코로나 그것도 제풀에 꺾이는 날 오겠고, 다시 예전처럼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당연한 걸 당연하게만 보지 않고, 감사하게 여기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힘을 드리고, 힘을 얻는다. 

오늘 하루,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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