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지만 작가를 희망하면서 매일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걸 요즘 느끼고 있다. 새로 바뀐 부서에서 적응하고 넘쳐나는 일로 인해, 집에 오면 지쳐 쓰러지기 바쁘니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피곤해서 자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대립하고 결국 자고 싶은 마음이 이겨서 잠이 든다.
그러다가, 어제 예신이 읽은 책의 일부를 보냈다.
"쓰다 보면 이루어진다.", "쓰다 보니 내 꿈도 생겼다.", "쓰다 보니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이 되었다. 바로 '작가'라는 이름 말이다." 이 말을 보니, 무언가라도 써봐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소재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던 중 '봄날의 햇살'과 최근에 본 영화 '한산'의 이순신이 떠올랐다.
출처: 한산 용의 출현 스틸 컷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최수연'의 별명인 '봄날의 햇살'과 한산의 '이순신'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정말 연관이 없는 드라마와 영화이지만, 나에게는 두 개의 장면이 동시에 떠올랐다. 먼저 첫 번째 장면은 우영우 드라마에서 '최수연'에게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장면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우영우'에게 사소할 수 있는 강의실 위치, 시험 범위 등을 알려주고 동기들이 놀리지 못하도록 노력한다며 우영우는 최수연에게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며 '봄날의 햇살'이라고 말한다. (이때 최수연(하윤경 배우)의 감동받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출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두 번째 장면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순신'과 항왜군인 '준사'의 만남이다. 포로로 잡힌 '준사'는 이순신에게 이 전쟁이 무엇인지, 나라와 나라의 싸움인지 묻자, 이순신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준사는 이순신은 부하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지만, 자신의 주인은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수하에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2개의 장면이 나에게 동시에 떠올랐던 이유는 '진심'이라는 공통점이었던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고, 기억해주길 바라고 했던 행동도 아닌 최수연의 배려를 우영우는 알고 있었고, 그것을 과장하지 않고 진심으로 말함으로써 감동을 받은 최수연과 시청자들. 그리고, 화려한 언변으로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부하를 살리고자 하던 진심 어린 행동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준사'의 마음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심을 알고 얻은 사람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드라마의 우영우나, 한산의 이순신에게 최수연과 준사의 역할처럼.
그렇기에, "진심"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요즘 느낀다. 주변 사람을 대할 때 나는 얼마만큼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 회사 생활하면서 사회생활이라는 '가식'만 늘어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 봤던 브런치의 한 글도 자극적인 제목들로 여러 번 게시했으나 공감을 얻지 못하다가 진심을 담은 소소한 제목이 됐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브런치를 하시는 모든 작가님들에게 '조회수', '구독자'는 어려운 부분이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구독자수나 조회수가 적으면 '내 글이 별로인가'라고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다짐한다. 조회수나 구독자수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내가 쓰는 모든 글에 진심을 담도록 노력하자,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쓴 글의 진심을 보여줄 수 없지만 분명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통해 공감하고 나의 진심도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오늘의 작가 연습,
S#1. 구내식당(D)
구내식당 한 편에 앉아있는 최수연 변호사.
그 앞으로 김밥이 담겨있는 식판을 들고 우영우 변호사가 걸어와서 앉는다.
최수연: (놀리듯) 우영우가 웬일이야, 구내식당 밥을 다 먹고?
우영우: (김밥을 정리하며) 오늘 저녁 메뉴가 김밥이라서,
최수연: (가볍게 웃으며) 김밥 나오는 날은 말해줘야겠네,
우영우: (생수병을 따려고 하지만 열리지 않는다)
최수연: (우영우 생수병을 따주면서) 너, 권민우 변호사한테 그거 말했나 보더라
우영우: 뭐?
최수연: (장난 어린 표정으로) 권모술수 권민우
우영우: (물 한 모금 마시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자꾸 우당탕탕 우영우라고 불러서
최수연: 뭐야~ 사건 하나 같이하더니 서로 별명 부르는 사이 됐냐
우영우: (김밥을 먹으며, 약간 어이없다는 듯) 우당탕탕 우영우는 내 별명 아니야!
최수연: 나도 그런 거 만들어줘! (이쁜 척을 하며) 최강 동안 최수연 어때? 아니면 최고 미녀 최수연?
우영우: (김밥을 먹으며) 아니야
최수연: (떨떠름한 듯) 아니야?
우영우: (김밥을 먹으며) 응 너 그런 거 아니야
최수연: 그럼 난 뭔데?
우영우: (고민하고 나서 말하며)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최수연: (의외의 대답이라는 듯 놀라면서) 어? 아니야?
우영우: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했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약간 텀을 두며)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최수연: (감동받은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