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오늘 하루는 부지런하게 움직인 날이었다.
오전 8시에 예신과 만나 2시간 등산을 하고, 점심을 먹고 피부과에 가서 얼굴에 5방, 등에 1방 레이저도 맞았다. 그리고 많은 작품을 봐야 한다는 명분(?) 아래 밀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시청하고 마무리.
요즘 현대인들은 정말 바쁘다. 평일에도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주말에도 정말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나 역시 그렇게 살아야 충실하게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야 게으르지 않은 것 같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있다고 말이다.
우연인지, 아닌지 오늘은 '하루를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날이었다.
오전에는 등산을 하면서 예신과 나는 확언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실 우린 요즘 확언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오늘 감사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등산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라고 이야기를 하며 이런 하루도 좋구나라고 생각해 괜히 기분이 좋았었다.
출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점심에는 10cm의 그라데이션을 듣다가 연인인 옥상달빛의 라디오 스타 이야기를 보면서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곡을 잠깐이나마 들었다. 그러다가 오후에 봤던 '우영우'의 '방구뽕' 에피소드를 보면서 아이들의 공부 스케줄과 자물쇠 반을 봤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목 하에 현재를 참아내야 하는 삶. 과연 그런 삶이 행복한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꼭 학생들에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요즘은 경쟁의 시대이고, 자기 계발의 시대다. 학생이었을 때는 직장인이 되면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가혹하고 성과를 내는 공부를 해야 했다. 학생이었을 때는 직장인이 되면 더 이상 경쟁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냉정하면서도 힘들게 경쟁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과연, 방구뽕의 에피소드가 학생들의 이야기만 이야기하는 걸까? 내 개인적인 생각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인 방구뽕은 말한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그걸 조금 바꿔서 말하면 누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하나, 사람은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사람은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사람은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시대를 바꾸고 사회를 바꿀 수 없으니, 무책임하게 경쟁하지 말자고, 무작정 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다만, 사람이 당장 노는 것에, 당장 건강해야 하는 것에, 그리고 당장 행복해야 하는 것에 죄책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예신을 집에 데려다줄 때 항상 보는 고양이가 있다. 그런 고양이를 보면서 오늘 하루를 살아온 고양이에게 "너도, 우리도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하고 있었다. 무엇을 했든, 무엇을 하지 않았던 오늘 하루를 살아온 고양이와 나와, 예신에게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러분이 누구인지 상관없이, 오늘 무엇을 했든 무엇을 하지 않았던 상관없이, 오늘 하루 어떤 일상을 보냈든 상관없이 수고했습니다. 오늘도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