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18] 다이어트하지만 케이크 한 판 다먹었습니다

스트레스와 자기 합리화

by 설원

올해 결혼을 앞둔 예신과 나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결혼식이라는 행사 앞에 드레스와 턱시도를 이쁘고 멋있게 입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건강'이라는 목적이 좀 더 크다.

특히, 내가 다니던 헬스장은 공사로 다닐 수 없고 예신은 등록했던 요가 학원이 끝나다 보니 우리의 목표는 늘 식단관리가 중점이었다. 하지만 예신이 농담으로 자주 하는 말처럼 회사는 우리가 쉽게 식단 관리를 하거나, 건강하게 도와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1끼는 가볍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름 항상 절제를 하던 우리지만 오늘은 정말 쉽지 않았다. 어제 폭우로 인해 집으로 가는 길이 힘들었고, 각자 회사에서는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항상 일의 편차가 일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박하게 요청을 받고 해내길 바라는 회사나, 불합리한 일에 대해 지시받으면서 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회사 등 이번 주가 겨우 화요일이 지났을 뿐인데 너무나도 가혹한 일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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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해 집에 갈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긴박하게 탄 지하철은 무사히 우리를 집까지 내려줬다. 그리고 최근에 찾은 맛집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고 투썸을 갔다. '우리의 계획은 홀 케이크 한 판 중 일부는 먹고 나머지는 집에 가져가자'였기에, 조금만 먹을 생각으로 주문해서 가져왔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유튜브 몇 편을 보고 나니 어느덧 빈 상자와 케이크 크림만 묻은 포크만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예신이 그랬다. 스트레스는 먹는 걸로 풀면 안 된다고. 그래서일까 항상 절제하려고 노력하며 다이어트를 신경 쓰고 있는 우리가 오늘, 내일이 정말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케이크 한 판을 둘이서 자리에서 다 먹었을까(물론, 정말 작았다...!) 집에 돌아와서 케이크 사진을 보니 새삼 다들 정말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것을 푸는 것은 정말 쉽지 않겠구나라고 느꼈다. 그러니 가끔은 이렇게 케이크 한 판 해치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자기 합리화를 한 번 해본다.


오늘의 작가 연습,


S#1. 카페(N)

카페에 진열된 디저트를 보는 예신.

예신과 예랑이 어떤 걸 먹을지 상의하다가 직원에게 주문한다.


직원: (포스기만 보며) 주문하시겠어요?

예신: (케이크를 보며) 홀 케이크 하나 주시겠어요?

직원: (초를 챙기며) 초는 몇 개 드려요?

예신: 초는 안 주셔도 돼요, 안에서 조금 먹고 나머지는 가져갈게요.

직원: (초를 다시 꺼내더니, 약간 당황하며) 여기서 드시고 가신다는 걸까요?

예신: (예랑이를 보더니)네네, 조금만 먹고 나머지는 가져갈 거예요


S#2. 카페 테이블 자리(N)

(유튜브를 보면서 케이크를 먹는 예신과 예랑)

예신: (유튜브를 다 보고 이어폰을 빼더니) 예랑아.. 이거 봐봐

(케이크를 다 먹어서 빈 트레이만 남아있다)

예랑: (당황하며) 언제 다 먹었지...? 순식간에 다 먹었네. 헤헤

예신: 이걸 다 먹었네 (당황했다는 듯 웃으며)와... 근데 케이크가 1호라 작았어


오늘의 추천 : 소녀시대 - "Chocolat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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