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Catcher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지가 언제부터였을까? 보통의 시작은 역시 '마음'에 와닿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었을까?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봤던 나지만 나의 시작은 혼자 생각했던 "아이디어" 혹은 "상상"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뭔가로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마음과 내가 재밌을 거 같다는 소재로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했을 때의 반응이 나를 작가에 관심을 갖게 했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창의력’, ‘창의성’이 나에게 있는 지를 물어본다. 아무래도 작가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창작’을 생각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스스로 “창작, 창의”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내 스스로의 답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념이 아니었다.
첫 회사인 출판사에서 면접을 볼 때 창의적인 게 무엇인지, 내 장점은 무엇인지 면접관이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창의성에 대한 내 대답은 “하늘 아래 색다른 것은 전혀 없습니다.” “비슷한 것들에서 조금씩 변형해가면 새롭다고 느끼는 게 만들어집니다.”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이야기했던 나의 장점은 “관찰력과 인지”이었다. 모방하거나 비슷하게라도 해 보이려면 역시 관찰력이 필요하고 그것을 인지해서 작업하다 보면 창의성으로 이어진다고 답했던 거 같다.
강의를 들으면서 작가는 Catcher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잊고 있던 나의 장점이 다시 떠올랐다. 뭔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창의성’에 대한 압박, 그리고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자들을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요즘 시대에(대다수의 유사한 콘텐츠도 많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모르게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
그렇다면, Catcher 하고 인지할 줄 아는 작가가 된다면 이것 역시도 또 다른 차별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지 혹은 인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 ‘바코드’라는 곡은 워낙 유명해서 들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가사를 처음 ‘인식’하고 봤던 거 같다. 그제야 작가님이 말씀해주신 대비, 바코드란 표현의 의미, 마지막의 래퍼가 달라지는 모습들이 눈에 보였다.
그렇기에 최근에 들었던 수업은 나에게 다시 한번 세심한 관찰력의 중요성과 인식하고 인지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나의 해방일지'에 이런 대사가 나왔다.
염미정(김지원): (식당 테이블에 손을 올리고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난 그 말을 이해 못 해, 심장 뛰게 좋다는 말. 그 정도로 좋았던 적이 없었다는 게 아니고 뭐 그렇게 좋았던 적도 없지만, 내가 심장이 막 뛸 땐 다 안 좋을 때던데. 당황했을 때, 화났을 때, 100m 달리기 하기 전. 다 안 좋을 때야. 한 번도 좋아서 심장이 뛴 적이 없어. 정말 좋다 싶을 땐 반대로 심장이 느리게 가는 거 같던데. 뭔가 후련한 거 같고. 처음으로 심장이 긴장을 안 하는 느낌. 내가 이상한가 보지. (말하고 웃으면서 냉장고로 간다)
이때 수업에서 배웠던 '관찰력과 인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심장이 뛴다는 사실 하나에 끝나지 않았고 사랑=심장이 뛴다라는 너무나도 뻔하지만 맞는지도 모를 공식을 이렇게 바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나에겐 이 표현이 더욱 좋았다. 관찰과 인지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능력 역시 중요하기에 일상에서 나눴던 대화들을 통해 작게나마 드라마 작가 연습을 해봐야겠다. 물론, 이런 방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그랬다. 너무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하니, 정작 중요하게 시도해봐야 할 일은 뒤로 미뤄진다고. 그래서 무작정 연습하기로 했다. 하다 보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연습,
컷 1. 예랑의 집 방(낮)
예신이 좋아해서 어제 사온 무화과 초코 깜바뉴를 테이블에 놓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고 컵을 가져와서 테이블 위에 놓는다.
예랑: (TV를 켜며) 나의 해방일지 아직 못 봤는데 우리 4화까지 봤던가?
예신: (가지고 온 책만 보면서 잘 모르겠다는 듯) 5화 아니었을까?
예랑: (일단 틀어보자) 5화 맞겠지? (이미 봤던 드라마 장면이 나오는데) 6화였네
예신: (계속 책을 보면서) 그랬나? 난 7화까지 이미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