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2] 나만의 장점
레이더를 켜고 다니기
스스로의 장점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난 타인의 말을 잘 따라 하고, 드라마의 대사나 장면들을 나름 잘 기억하는 편이다. 오늘도 예신이랑 출근하는 길이었다.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에개 노량진에서 용산을 지나가는 구간은 전철길로만 이어지는 기나긴 여정을 지나서 탁 트인 한강이 보이는 유일한 구간이다. 그때 생각났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 나의 해방일지 中
그래서 전철 밖을 보며 예신에게 "우리도 출근하는 길에 좋은 글귀가 있었으면 좋겠어." 말했었다. 그때였다. "예랑이는 대사나 장면을 정말 잘 기억하는구나?" 일상적으로 하는 우리의 대화였지만, 소재를 찾기 위해 레이더를 켜고 다녀서였을까? 오늘따라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 '아, 나는 대사를 잘 기억하는구나. 내가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잘 기억하는구나, 그게 내 장점이구나!' 그래서일까? 나는 명언, 명대사를 참 좋아하는 거 같다.
그리고 오늘은 전철을 타면서 생각나는 글을 쓰려고 메모장을 켰다. 레이더를 켜고 한 오늘의 생각은 '용산역에서 전철을 탄다. 전철을 타다 보면 모두가 나를 보고 있고 나만 반대편 방향을 보고 있다.' 때로는 모두가 바라보는 방향대로 나도 서야 할 거 같다. 왜냐하면 그대로 서있으면 나의 두 개의 눈동자와 다른 사람들의 수 십 개의 눈동자가 마주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전철에서 내리는 방향은 모두가 바라보는 방향과 반대방향이기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향을 볼 이유가 없다. 살아간다는 것도 그럴지 모르겠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 생각, 결과 등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던 거 같다. 비록 나랑 다르더라도 대부분이 이렇게 하니까, 대부분이 경험한 거니까라며.
하지만 전철에서 가만히 서있으면서 모두가 나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음에도 나는 꿋꿋하게 내 방향을 고수하고 서있던 것처럼, 내 삶에서 살아가는 방향은 내가 정한 것이 정답이 아닐까.
오늘의 연습,
컷1. 사무실(낮)
분주하게 책상을 뒤적거리면서, 무엇인가를 찾는 듯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A차장
A차장: (곤란하다는 듯) 어딨지? 어디다 뒀지? 여기도 아닌데
(가만히 서있어서 고민하는 듯한 표정)
예랑: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뭐 찾으세요?
A차장: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하다는 듯) 미안한데 나한테 전화 좀 해줄래? 핸드폰을 못 찾겠네.
예랑: (스마트폰으로 A차장을 검색해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A차장: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찾았다!!
A차장: (멋쩍은 웃음으로) 요즘 왜 이렇게 깜빡하는지, 늙었나 봐(씁쓸하게 웃는다) 미안해 예랑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