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6] 혼인신고를 하다.

가족이 생겼습니다.

by 설원

2022년 8월 22일 월요일은 무척이나 더운 여름이었다. 원래라면 2022년 월요일 중 하나로 출근을 했을 텐데, 오늘은 "2022년 8월 22일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마치 별다른 의미가 없던 날이 히사이시 조의 "어느 여름날(summer)"이란 음악이 더해져서 의미가 강조되는 날이었달까.


단순히 음악이 붙었기 때문에 특별한 날은 아니다. 오늘 나와 예신은 '혼인신고'를 했다. 아내는 연차를 쓰고, 나는 반차를 쓰고 시청에 방문해서 혼인신고서를 냈는데, 참 기분이 묘했다. 내가 회사나 주변에 '월요일에 혼인신고를 하러 가요!'라고 이야기하면 '그걸 왜 그렇게 빨리해?'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아내도 동거하고 같이 살아본 다음 혼인신고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었다)


요즘 결혼의 트렌드는 '혼인신고'를 늦게 하는 거라고 한다. 결혼식까지 하고 같이 살아보다가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다. 그 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특히 우리와 같이 어린 아내라면 '미혼'이고 '청년'일 때 좀 더 많은 정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의외로 '결혼'으로 인해 많은 혜택에서 제외가 된다. (다만, 결혼해서 얻는 혜택도 분명 많이 있다) 아마 우리도 청약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내의 말처럼 결혼식을 하고 나서 같이 살아본 뒤에 '혼인신고'를 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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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를 작성하기 위한 양식을 보면 참 생소한 것들이 많다. 각자의 신분증을 가져가고 본(한자)부터 등록기준지, 증인의 서명 등 여러 단어들이 주는 약간의 압박감들이 알게 모르게 '혼인신고'의 무게감을 더하는 거 같다. 가벼운 우리의 농담에도 '혼인신고'하면 취소 절대 못해!'라던지 '신중하게 고민해! 무를 수 없어!' 등을 말하는 거보면 무의식적으로 무게감을 느끼는 게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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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하지 전에 먼저 혼인신고를 했고, 아직은 같이 살고 있지 않다 보니 어색한 기분이 들었지만, 시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오면서 아내가 "가족이 됐네"라고 말하는 말이 묘하게 기뻤던 거 같다. 그리고 이상하게 책임감도 생겼던 거 같다. 물론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수십 년 간 다르게 살아오고, 성향도 다른 우리가 이제 함께 살다 보니 쉽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우리는 서로를 위해 노력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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