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7편, "가다듬다"

by 설원
7화_가다듬다.JPG


"가다듬다"

①흐트러진 정신이나 마음, 생각 따위를 바로 차리거나 다잡다.

②(목소리를 제대로 내려고) 목소리를 고르다.

③숨을 안정되게 고르다.

④(몸가짐이나 옷맵시를) 바르게 하다.

⑤(느슨해진 조직이나 대오를) 다잡아 다스리다.


국어사전 일곱 번째 페이지에서 선택한 단어는 "가다듬다"이다. 지난 5편에서 "가난"은 다른 단어를 쓰고 싶었음에도 강렬함 때문에 선택한 단어였다면, "가다듬다"는 "가당하다"와 어느 것을 선택할지 엄청난 고민 중에 고른 단어다. "가다듬다"의 5가지 단어가 한결같이 비슷한 의미로 잡혀있는 일관성의 매력이 있다면,


7화_가다듬다_2.JPG


"가당하다"는 걸맞다는 의미와 걸맞지 않다는 부정의 의미가 같이 쓰이는 야누스 같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매력의 2단어가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가다듬다"를 최종적으로 선택한 이유는 새해라는 내 주변 환경에 맞게 다시 한번 나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겠다는 5가지의 의미 때문이었다.


KakaoTalk_20230125_202146734_04.jpg


무엇인가 흐트러져 있을 때, 우리는 "가다듬다"를 사용한다. 목소리가 고르지 못할 때 제대로 말하기 위해 헛기침을 하면서 목소리를 가다듬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호흡 속에서나 때로는 분노에 호흡이 고르지 못할 때 진장하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설날처럼 특별한 날 옷맵시를 바르게 할 때도 있지만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도 우린 옷맵시를 가다듬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나 마음, 생각이 흐트러졌을 때 우리는 "정신을, 생각을, 마음을 가다듬는다"


2023년이 들어오고, 겨우 25일이 지났을 뿐인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 얼마나 흐트러져있는지 실감이 났다. 새해에 무엇인가를 해보려 했던 내 생각과 마음은 이미 게으름에 흐트러져있고, 명절에 소파에 누워있느라 옷맵시부터 목소리까지 무엇하나 '바르게' 된 것이 없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가다듬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 내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이 단어가 내 눈에 와닿지 않았을까.


KakaoTalk_20230125_210045206.jpg


스페인어 중에 "케렌시아(Querencia)"라는 단어가 있다. 흔히 "피난처", "안식처"의 의미로 알려져서 한국에서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또는 그런 경향"으로 사용되며 현대인들은 누구에게도 침범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하지만, 원래 케렌시아는 투우 경기장에서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앞둔 소가 한발 물러서며 숨을 고르고, 전열을 가다듬으며 마지막 휴식을 취한 후 힘을 내는 모습을 의미한다.


케렌시아에서 모두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공간을 이야기할 때 나는 굳이 "숨을 고르고, 전열을 가담듬고있는 모습"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무엇이든 바르고, 안정되게 가다듬어야 휴식이 되고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나태해진 내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흐트러진 호흡과 목소리를 "가다듬어" 안정된 상태에서 옷맵시를 "가다듬어서" 바르게 있어야겠다. 그리고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글 쓰는 것에 스스로가 지치지 않기 위해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