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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Feb 06. 2023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15편, "가만히"


"가만히" 

①꼼짝 않고 말없이.

②표나지 않게 조용히 

③남몰래 살그머니

④곰곰이, 차분히

⑤아무 대책 없이, 활동 없이, 노력 없이


국어사전 열다섯 번째 페이지에서 선택한 단어는 "가만히"다. "가만히"를 선택한 이유는 국어사전 15페이지에는 "가만있다", "가만히" 등 유사한 단어가 많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사실 "가만히(차분히)" 고민해 보니, 요즘만큼 가만히 있는 게 어려운 시기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가만히" 있는 게 때로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내 선택지는 무엇인가를 한다도 있지만, 가만히 있는다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내가 말하는 "가만히"는 어디까지나 내 선택의 몫이다. 타인의 말이나 강요로 인해 꼼짝 않고 말없이 있는 "가만히"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곰곰이, 차분히" 고민하고 때로는 "표 나지 않게 조용히"의 의미에 가깝다. (물론,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하는 순간도 분명 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연예인 유재석님의 경청의 자세에도 난 "가만히"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느님도 유퀴즈에서 패널들이 말할 때는 가만히 듣는다(정확히는 경청한다). 물론 적절한 리액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누군가 말할 때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사람의 많은 것을 이끌어 낸다고 생각한다.



나한테는 어떤 걸 적용할 수 있을까 "곰곰이, 차분히" 고민해 봤더니, 몇 년간 해오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기부가 생각난다. 큰 금액도 아니었고, 기부를 신청한 이유도 거창하지 않다. 단지, 내가 회사를 다니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NGO 하나쯤에는 꾸준히 기부를 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러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가만히(표 나지 않게 조용히)" 기부를 할 생각이다.



주제와 상관없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늘 내 블로그에 달렸던 댓글에 개인적으로는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두근거리면서 동시에 어렵게 쓰던 작품 "내가 나를 만나다"지만 생각보다 독자분들의 반응이 없어서 시무룩하기도 했고, 역시 재능이 없나 하고 자책하고 고민하던 순간이었다. 그럴 때 오늘 나에게 한 독자분이 주신 댓글은 "가만히" 남몰래 살그머니 나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다. 그분 덕분에 다시 한번 더 나는 글을 써 본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그리고 응원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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