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편, "가족사진"
사실 나에게 "가족사진"은 군 입대를 하면서 찍어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때는 그 사진 하나가 정말 많은 위로가 되며, 가족이 써준 편지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실제로 내가 입대하면서 기록을 남기려고 썼던 일기장에도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나에게 "가족"이란 굉장히 애틋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지옥이었다. 그렇다 보니, "가족사진"이 정말 없애고 싶은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내 주변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에게는 "아빠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래도 널 낳아주신 부모님인데 그러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예전에는 이해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분명 누군가에게 "가족"은 소중한 존재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지 핏줄이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고통을 주는 존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족"의 정의를 단순히 핏줄로 이어지는 혈연으로 정의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혈연이 가족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친구가 가족일 수 있고, 반려동물이 가족이 될 수 있다. 꼭 낳아주고 길러줬다고 해서, 같이 산다고 해서 무조건 가족이 되는 건 아닐 거다. 나는 꼭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내가 감동받았던 김진호 가수의 "가족사진"의 여러 가사들이, 멜로디가, 감정과 공감이 나와 똑같이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노래를 들으며 생각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다.
나의 또 다른 기획에 있는 "[노래가사]로 글을 씁니다"처럼, 오늘은 조금 가사 답지 않은 문단으로 김진호 님의 "가족사진" 가사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가사가 와닿으면, 영상과 함께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사진 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 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 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은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우리 엄마 꽃 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 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 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