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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Feb 26. 2023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28편, "가해"


"가해" 남의 생명,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해를 끼침.

"가해자" 남의 생명,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해를 끼친 사람.


국어사전에서 발견한 28번째 단어는 "가해"다. "가해"를 선택한 이유는 역시 최근에 가장 뜨거운 단어라는 점과 인터넷을 통해 느낀 점이 많기 때문이다. "가해", "가해자"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학교폭력 부분이다. 특히, 오늘 글을 쓰면서 본 기사 중에는 개인적으로 어이없는 내용도 있었다. 


출처: 네이버 


뉴시스에서 23년 2월 22일에 나온 기사로 내용은 중학생 딸을 괴롭힌 가해 학생을 찾아가 소리를 지른 어머니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내용이다. 황당했던 부분은 그러지 말라고, 자신의 딸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소리쳤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법원의 판단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된다고 했다. 

모르겠다. 당연히 법의 근거해서 판단했을 것이고, 아동에게 "사적제제"를 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도 자신의 자식을 괴롭힌 학생에게 그 정도의 말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가해"의 의미는 생명, 신체, 재산 이외에 명예 따위에 해를 끼침이다. 그것만 보면 인터넷의 익명성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가해"하고 나서 방어하기 참 좋은 수단이다.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SNS의 댓글이 그렇고, 익명으로 이야기하는 블라인드가 그렇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최소한의 배려 없이 말해도 된다는 사람들을 점점 증가시키는 느낌이다. 그렇다 보니, 누군가의 심각하고 어려운 고민에도 일부 사람들은 배려 없는 장난, 악의적인 말들이 난무한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 않다. 그 와중에도 진지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익명성의 장점은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면서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익명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직장갑질 119라던지,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꾸준히 살리기 위해서는 익명성이 타인을 비난해도 되고, 해를 끼쳐도 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점을 흔히 말하는 "일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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