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원 Feb 28. 2023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30편, "각본", "각본가"


"각본" 

영화, 연극 등의 대사, 동작, 무대 장치 등을 자세히 적은 대본

②어떤 일을 위해 미리 꾸며 놓은 계획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각본가" 각본을 쓰는 사람. 각본 작가.


국어사전에서 발견한 30번째 단어는 "각본"과 "각본가"이다. "각본"을 선택한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사람 중 하나로서 지나칠 수 없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각본"은 영화, 연극으로 나오지만 네이버 두산백과에서 "각본"을 검색하면 연극, 영화, TV, 라디오 등에서 대사나 동작 등 상연이나 제작에 필요한 사항을 적은 글이라고 쓰여있다.


이것저것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작가지망생으로서 글을 쓰는 모든 것이 어렵지만 드라마를 쓰는 것은 유독 어렵다. 애초에 배운 것도 없다 보니 무작정 교육원 입문반에 들어가서 처음 드라마 작가라는 것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작품을 써보기도 했지만 그때만큼 막막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유독 그곳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글을 쓰고 있던 사람들 천지였으니 나 같은 사람이 유독 더 막막했던 느낌이다.



사실 내가 처음 썼던 오디오 드라마 "내가 나를 만나다"도 원래는 드라마 시나리오로 글을 쓰려고 생각해 둔 아이디어였다. 비록 오디오의 시간 배분과 AI 목소리라는 환경에 맞춰서 쓰다 보니, 생각보다 자세히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저번에 올렸던 한 독자분의 응원처럼, 그리고 주변의 반응처럼 해당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써줄 수 없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래서일까? 상부상조하는 호응이 아닌 단 한 명의 독자가 줬던 응원은 아직도 나를 기쁘게 하는 관람평이고, 내가 아직까지 글을 쓰게 만들어 주는 이유인 것 같다.



어설프게나마 끝까지 다녔던 드라마 작가 과정은 좋은 경험이 됐다. 1편의 이야기를 완결 짓는 법을 가르쳐줬고 드라마 "대본집"을 읽게 만들어줬다. 특히, 드라마를 먼저 보고 대본집을 보는 건 꽤 많은 도움이 됐다. 글만 읽어도 그때의 배우의 대사, 행동,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요즘 읽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본집은 역시나 신기하다. 문지원 작가님은 우영우에게 이런 모습을, 이런 행동을 원해서 이런 장면에 넣었구나. 캐릭터 설정은 이렇게 하셨구나를 알게 되니까 말이다. (작가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의 대본집을 보는 건 분명 색다른 재미를 준다.)


언제쯤 저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과 함께 글을 다시 써본다. 하지만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예전에 첫 드라마 단편을 쓰면서 느꼈던 것처럼 몇 시간을 앉아있어도 글이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전문 작가님들도 아닌데 말이다. 너무 많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웹소설이던, 드라마이던 특정 장르의 전문가들도 한 분야에서 꾸준히 하는데 나는 떠오르는 생각도 많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것저것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그렇다보니, 실제 글을 잘 못쓰는 느낌이다. 마치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한 과목을 공부하고 다른 과목으로 넘어간다지만, 집중력이 부족한 나는 오늘은 수학, 내일은 과학, 모레는 국어를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그렇다고해서 매일 그런 것은 아니다. 잘 써지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써보려고 생각하고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적어놓으려고 한다. 이런 노력의 끝이 어디일지는 상상되지 않는다. 정말 단순한 취미로 끝날 수도 있고, 어쩌면 좋은 기회로 각광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처칠이 그랬던가, "끊임없이 노력하라. 체력이나 지능이 아니라 노력이야 말로 잠재력의 자물쇠를 푸는 열쇠다"라고. 정말 나 스스로 충분하다고 느낄 때만큼 노력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