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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Mar 08. 2023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32편, "간격"


"간격" 

①공간적인 사이. 떨어진 거리. 틈

②시간적으로 떨어진 사이.

③사람 사이의 정분의 틈.


국어사전에서 발견한 32번째 단어는 "간격"이다. "간격"을 선택한 이유는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간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격은 공간과 시간, 사람 등 "떨어졌거나", "벌어진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공간적으로 벌어진 사이, 시간적으로 벌어진 사이, 사람들의 관계가 벌어진 정도, 사물 사이의 틈 등을 의미한다고 나왔기도 하다. 



어떤 글에서 나무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보호는 물론이고, 다른 나무 가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면 처음 반려동물과 사람과의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친해지면서 간격이 줄어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간격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이 아마 "적당한 간격", "적당한 거리"일 것이다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는 희곡 "닫힌 방"에서 나온 말이다. 작은 방 안에서 남자 하나와 여자 둘이 단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영원히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의식하는 게 지옥이라는 말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 가까운 것은 힘들다는 거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가까우면 불편하다. (물론, 장점도 있다) 적당한 거리에서의 관심과 애정은 온전히 그것을 느낄 수 있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 상태에서의 관심과 애정은 때론 "잔소리"나 "싸움의 빌미"가 되어 다시 거리를 멀어지고 싶게 만든다. 나 역시도 때로는 간격이 가까운 사람의 지나친 관심과 애정이 부담스럽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너무 멀어도 불편하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멀다는 것은 '형식적인 관계'가 되는 것 같다. 아침에 보면 아침 인사하고, 점심에 보면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고, "언제 밥 한번 먹어요"라고 이야기하지만 언제가 구체화되지 않는 사이.


물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기 때문에 스스로도 노력하지만 "적당한" 사이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또한 "적당한 거리"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관적으로 행동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가까운 사이가 좋을 때가 있고 때로는 조금 멀어지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조금 멀리한다고 서운해하지 않아 하고, 조금 가까워지더라도 친함을 유지하는 사이. 그런 사람을 좋아하기에 나 역시도 타인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타인이 가까울 때는 가까운 대로, 멀어질 때는 멀어질 대로 "간격"을 조절할 줄 알며, 타인과의 간격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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