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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road Nov 11. 2022

3만 원이요? 아뇨 30만 원입니다

업그레이드의 끝은 완차기변이지만...

시마노의 MTB 구동계셋은 본격적인 산악 레이싱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데오레-SLX-XT-XTR등급으로 구분되는데(이하 등급이나 다운힐을 위한 등급도 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XTR등급은 경량화에 초점을 둔 최상위 등급으로 선수용으로 주로 사용되고가격이 꽤나 비싸기때문에 보통은 XT등급을 완성 사양으로 본다. (물론 XT도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큰 차이가 없는 SLX정도로 타협을 보기도 한다)


내 자전거는 트렉의 프로칼리버 9.6이다. 원래 제원 상크랭크셋은 데오레 등급인데 부품 수급의 문제인지 프락시스 크랭크셋으로 교체되어 나왔다. 체인링이 30T인 까닭에 익숙한 32T로 변경을 하려고 보니 프락시스 제품은 수급이 쉽지 않았고 디자인도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아 사심을 가득 담아 XT등급으로 전체 크랭크셋을 교체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프락시스 체인링은 스램의 3점식 체인링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고 스램 이글 체인링이면 2만 원에 구입해 공임비 만 원을 더하면 3만 원이면충분히 원하는 작업을 마칠 수 있다. 혹시라도 프락시스 체인링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먼저 스램 이글 체인링을 알아보시기를 권한다.


아무튼 언젠가는 XT로 전체 부품셋을 교체할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교체를 하려고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프락시스에서 시마노로 체인링을 바꾸려면 아예크랭크셋과 BB를 교체해야하는데 비용이 30만 원정도 든다. 3만 원으로 충분히 기능을 낼 수 있음에도 30만 원을 선택해버린 셈이다.


크랭크셋이 담겨 있는 박스는 제법 큰 편인데 공식 수입사인 나눅스의 개런티 카드가 동봉되어 왔다. 흔히 XT가 주는 '마음의 평화'를 이야기하는데 마음의 평화는 있겠지만 다음 달 카드값의 압박은 어쩔 수가 없다


큰 박스에 비해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좌우 크랭크암과 락링, 설명서가 전부다. 크랭크암의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가격이 얼만데 XT라는 글자는 왜 이리 작은가..라는 잠깐의 불평을 해 본다


크랭크암 뒤쪽에는 M8100이라는 부품 기호가 붙어있는데 8100 시리즈가 XT등급이다. SLX는 7100, 데오레는 6100처럼 표기 된다. XTR을 선택했다면 9100의 숫자가 붙는다. 175는 크랭크암의 길이로 자전거 프레임의 크기나 본인의 다리 길이 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수치를 고르면 된다


종이 봉투에 락링이 같이 들어 있는데 깜빡 잊기 쉬우니 잘 챙기도록 하자. 큰 락링이 체인링과 크랭크암을 결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크랭크셋을 변경하는 경우 보통 BB(Bottom Bracket)라 불리는 자전거 프레임과 크랭크셋을 연결하는 부품을 바꾸는 경우는 드문데 내 경우는 제조사가 완전히 바뀌다보니 BB도 바꿔줘야했다. (추가 지출이라는 의미다) 체크 표시된 부분에 프레스핏 BB라고 적혀있는데 카본 프레임에 주로 사용되는 나사산이 없는 방식의 BB다


그리고 문제의 체인링이다. T수를 2개 늘리려다가 배보다 배꼽이 커진 사태를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역시 XT등급을 의미하는 M8100이 적혀 있고 1X12단, 32T임을 알려주고 있다. 트래킹과 크로스컨트리, 엔듀로에 적합하다고 표시가 되어 있고 32T정도면 어느 정도 장거리 라이딩에서 속도도 내기 좋고 업힐에서 부담도 적다. 이것 역시 사람마다 체감이 다르니 자기에게 맞는 수치를 파악해야 한다


체인링은 스램이나 다른 제조사 처럼 멋지진(?) 않고 아주 단순한 형태를 띄고 있다. 체인링에 별도로 등급 표기는 하고 있지 않다. 스램 체인링보다 4배나 비싼 것치고는 섭섭한 디자인이다. (스램 체인링은 독수리 로고도 있고 아주 멋지다)


장기적으로 전체 구동계를 XT로 업그레이드할 생각은있었지만 시기가 좀 빠른 감은 있다. 아무튼 다음에는 변속레버와 브레이크셋을 바꿀 예정인데 변속레버는 현재 SLX가 장착되어 있고, 브레이크는 데오레 M400이 장착되어 있다. 변속레버는 편의성의 문제이고 브레이크는 안정성의 문제다보니 아마 브레이크를 먼저 바꿀 것 같은데 비용은 크랭크셋 교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취미건 일단 입문을 하게 되면 취미 자체보다 '장비'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사진 동호회는 카메라에 등산 동호회는 등산복과 등산장비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자전거도 본연의 달리기보다 자전거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에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장비에 대한 관심 역시 또 하나의 취미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정비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면 말 그대로 1석 3조의 취미가 아닐까 싶다. 물론 3배의 추가 비용이 들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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