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팔십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
이 시는 경탄스럽다!
견디기 어려운 시간의 허리를 베고,
그 시간을 이불 아래 저장했다가,
내 님이 오는 날 펼친다니!
시간을 공간으로 바꾼 이 착상을 저는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2025년이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저의 시간은 뚜벅뚜벅 잘도 걷습니다.
이제는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것처럼 휙휙 지나가는 듯도 합니다.
그 시간을 하나하나 잡아다가 글로 적습니다.
시로 옮깁니다.
그래서 쓸 수밖에 없습니다.
긴긴밤동안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