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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세탁의 대가(大家), 장 발장

레 미제라블, 빅토르위고

by 설애

어린이용 재구성본(세계 명작 시리즈) 혹은 축약본이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처음 시작되었고, [레 미제라블]을 읽으면서 더욱 깊어졌다.


출처 : 나무위키, 장 발장


다 아는 이야기, 장 발장(Jean Valjean)이 은식기를 훔쳤으나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는 왜 가져가지 않았냐며, 용서받은 이야기.

하지만 이 소설은 프랑스어 원문으로 65만 5,478개의 단어로 쓰인 역사상 가장 긴 소설 중 하나로 민음사판 한국어 번역본은 5권 분량에 쪽수는 2,556쪽으로 길어서, 원작을 부를 때 "벽돌(The Brick)"이라고 부를 정도다. 당시 19세기 유럽의 출판사들이 단어 수를 기준으로 원고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작가들이 작품을 길게 쓸수록 원고료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위고를 비롯한 작가들이 주인공과 그 주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대 사회 전반의 정경을 상세히 묘사했고, 이것이 근대 프랑스 소설의 풍부한 묘사와 광범위한 배경을 묘사하는 스타일로 귀결되었다.

출처 : 나무위키




이 책이 가진 중요한 역사적 의의는 '가난'에 대한 관점의 변화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은 위험하고 비천하다는 것이 레 미제라블 발간 이전의 관점이었고, 장발장을 통해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도 용감하고 고귀하게 행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가난'과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제목도 [Les Misérables],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중국에는 [悲慘世界, 비참한 세상]으로, 일본은 [噫無情, 아아, 무정], [哀史, 애사]로, 한국은 일본어가 중역되어 [너, 참 불쌍타]라고 나왔다고 한다.


레 미제라블은 총 5부로, 각 부는 다음과 같다.

1부: 팡틴

2부: 코제트

3부: 마리우스

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5부: 장 발장



그의 신분 세탁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장 발장

장 발장은 가지치기를 하며 과부인 누나와 조카 7명을 부양하며 살다가, 너무 생활이 힘들어서 빵을 훔쳐서 수감된 후 19년 징역(원래 5년, 탈옥시도 4번으로 19년으로 늘어남)을 살고, 형기 만기가 되어 출소한다. 그 후, 미리엘 주교에게 가 하루 묵어가다, 은식기를 훔쳐 도망간다. 그러다 경찰에게 잡혀 다시 미리엘 주교에게 가게 되는데,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고 가져가라며 돌려보내며, 장 발장은 그 일에 감명을 받는다.


마들렌

장 발장은 몽트뢰유쉬르메르에 들어가서 불이 나 헌병 대장의 아이들 둘을 구하고, 그 도시에 정착하게 된다. 원래 도시에 처음 가면 통행증을 검사하지만, 헌병 대장의 이이 둘을 구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정착하고 이름을 '마들렌'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 도시에서 마들렌(장 발장)은 구슬을 팔아 부자가 되고,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받아 많은 사람을 도우며 살았으므로 시장으로 추대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미리엘 주교와 헤어진 직후 프티 제르베라는 굴뚝 청소부 소년이 떨어트린 은화를 밟아 돌여주지 않은 사건으로 인하여 다시 체포되기에 이른다. 체포되기 직전, 장 발장은 팡 틴이라는 여자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그의 딸 코제트를 보호하기 위해 탈옥을 하고, 다시 툴룽으로 끌려간다. 툴룽에서 다시 탈옥하여 코제트를 찾아낸다. 그리고 파리 외곽으로 숨어들어 살다가 다시 도망가게 된다. 그러가다 눈앞의 높은 담장을 넘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액션 씬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 담 너머는 수녀원이고, 그 안에는 과거에 구해준 포슐르방 영감이 있다.


윔팀 포슐르방

장 발장은 포슐르방 영감의 동생으로 신분을 속인다. 이 신분 세탁의 과정이 또 기가 막힌다. 담 넘어서 들어온 수녀원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장 발장은 빈 관으로 들어가고, 묻힌 후, 무덤에서 나와 다시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빅토르 위고가 대단한 소설가인 것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더욱 인정되는 바였다. 어떤 소설도 이보다 더 흥미진진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시대의 배경, 풍경, 인물의 묘사가 가끔 지루하기도 하지만, 세세하여서 장면 하나하나 눈에 펼쳐지며, 숨이 막힌다. 장 발장이 담을 넘어 수녀원으로 들어간 그 시점부터 나는 오디오북의 듣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전자책을 읽기 시작했다. 포슐르방 영감의 도움으로 윔팀이라는 이름으로 수녀원에서 정원사로 일한다. 수녀원에서 코제트는 수녀가 되고, 포슐르망으로 계속 살아갈 것 같은 장 발장은 코제트 13살에 포슐르방 노인이 사망하자 수녀원을 떠났다. 이후, 코제트가 마리우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코제트를 키워주었던 사람들을 만나 협박당하고, 혁명이 시작되어 전투에 참가해 마리우스를 구해주고,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결혼시킨다. 그리고 그들은 지켜주며 죽는다.


신분 세탁의 과정은 꼭 읽어봐야 한다.

아니, 이 소설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한다.

이 한 편의 글을 그저, 신분 세탁의 과정만 아주 짧게 요약한 것이므로, 그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외로웠는지, 그래도 코제트로 인해 행복했고, 코제트를 결혼시키고 얼마나 슬펐는지, 읽어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묘비에 적힌 시를 옮기며, 글을 마친다.


그가 잠들었네.
운명은 그에게 몹시 가혹했어도 그는 살았네 천사를 잃어버리자 그는 죽었네 올 일은 찾아왔네. 낮이 가면 밤이 오듯이...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책의 미로> 열한 번째

[레 미제라블]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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